"원전지역세를 어쩌나" 지자체 인상 요구에 난감한 정부
경북 등 원자력발전소가 소재한 지역에서 원전에 대해 걷는 지방세 인상을 요구해 정부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세금을 올릴 경우 혜택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만 돌아가고 전국적인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발전소 지역의 지자체는 기피 시설인 원전을 두는 대가로 지방세를 거두는데, 정부의 탈원전(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세수가 감소할 것을 우려해 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탈원전으로 세수 감소 우려
지자체, 稅 인상 요구 잇따라
한전 1조 이상 추가 부담 발생
전국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에 따르면 원자력·화력발전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를 인상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역의 자원이나 시설을 이용하는 데 따른 편익이나 비용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원자력과 화력 발전 등에 부과한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원전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를 기존 ㎾h(킬로와트시)당 1.0원에서 2.0원으로 두 배로 인상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자유한국당 강석호·유민봉 의원과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사용후핵연료와 중저준위 방폐물에 지역자원시설세를 신설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국당 김석기 의원의 개정안은 지자체가 50% 범위에서 지역자원시설세 세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화력발전에 대해서도 지역자원시설세를 기존 ㎾h당 0.3원에서 1~2원으로 인상하거나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개정안들이 발의됐다. 개정 이유는 다른 지역자원시설세와의 형평성(양승조), 지자체 재정 자율성(김석기), 방폐물 안전관리 및 재난예방 재원 확보(이개호·유민봉) 등이다.
여기에 최근 경북 지역 지자체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세수가 줄었다'는 이유로 지역자원시설세 인상·신설을 요구하며 논의에 가세했다. 지역자원시설세는 발전량에 따라 책정하기 때문에 원전이 줄면 세수도 감소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원전 지역자원시설세는 2013년 694억 원, 2014년 782억 원, 2015년 1648억 원으로 증가했다가 2016년 1620억 원, 2017년 1484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올해 역시 1254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국가 에너지정책에 대한 고려 없이 지자체의 세수 확대만을 위한 지방세 인상이나 신설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행안위에서 논의될 지방세법 개정안이 모두 적용될 경우 한국전력에 연간 약 1조 5157억 원(화력 9920억 원, 원자력 2968억 원, 방폐물 2269억 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기요금이 2.7% 인상되는 요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자체 조례가 국가 에너지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이미 2015년에 ㎾h당 화력 0.15원, 원전 0.5원이 인상됐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