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리 낙동강의 눈물] 10. 부산 먹는물 정책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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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페놀사태에도 수질 '그대로'… "물이용부담금 거부를"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일보 강당에서 열린 '부산 먹는물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와 발제자가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시민이 매일 마시는 수돗물은 낙동강 264개 공단 1만 7000개 공장에서 방류되는 폐수를 거른 것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된 국가에 살고 있기나 합니까."

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 최소남 대표의 일성에 여기저기서 개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28일 오후 부산일보 강당에서 열린 '부산먹는물 정책 토론회'에서는 1991년 '페놀 사태' 이후 하나도 변한 게 없는 낙동강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특히 패널들과 강당을 가득 매운 시민들은 낙동강의 심각한 상황에 우려하면서도 이 지경까지 방치한 정부와 지자체에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부·지자체에 질타 쏟아져

"성서·구미 공단 폐수 재활용
업체 설득 등 적극 노력 없어
말뿐인 대책 그칠 공산 커"

부산시 낙동강 정책 '도마에'
"수돗물 '순수' 홍보하고는
대체 상수원 찾는 모순 보여"

■낙동강 폐수 줄인다고 하지만…

이번 토론회 첫 발제자로 나선 환경부 조석훈 수질관리과장은 '낙동강 수질안전 강화방향' 발표에서 2022년까지 대구의 성서공단과 경북 구미공단의 폐수방류를 30%까지 줄이겠다는 계획(본보 지난달 17일 자 1면 보도)을 다시 강조했다. 낙동강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는 연간 48만t에 이른다. 공장 폐수를 처리해 공단에서 재활용하고, 강으로는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게 환경부의 복안이다. 환경부는 우선 성서공단 폐수 감축을 위해 예산 20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환경부의 계획에 환경단체의 날카로운 지적이 쏟아졌다.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강호열 사무처장은 "폐수를 처리해서 공업용수로 재사용하겠다고 하지만 이 물을 다시 쓰겠다는 업체가 있을지 모르겠다. 폐수를 처리하고 남은 슬러지도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강 사무처장은 또 "이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려면 대구시, 구미시 등과 협약을 맺거나 업체를 설득해야만 하는데 그런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최대현 사무처장은 "폐수의 30%가 아니라 48만t 전량을 줄여야 하는데, 예산이 뒷받침해 줄지 의문"이라면서 "부산시민 입장에서는 낙동강 폐수 방류가 언제쯤 근절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과장은 "현재 확보된 예산 20억 원에서 500억~600억 원까지 확대해 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있다. 향후 기술이 좀 더 개발된다면 30%를 넘어 50~70%까지 낙동강 유입 폐수를 줄일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부산시의 일관성 없는 낙동강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강 사무처장은 "상수도사업본부정책과 부산시 수질보존 정책은 매우 상이했다"면서 "어떤 때는 수돗물 브랜드 '순수'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마시기를 권장하면서, 한편으로 낙동강 오염 심각성을 부각해 대체 상수원을 찾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 최인화 책임연구원은 "부산시가 청정상수원 확보 전까지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데, 대체 상수원을 확보하면 낙동강을 버리는 것이냐"고 물었다.이에 대해 부산시 박종열 청정물산업팀장은 "갈수기인 12~3월에는 결국 낙동강에서 취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낙동강 수질 개선은 부산시의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고 답변했다.

■"물이용부담금 납부 거부해야"

이번 토론회에서는 '낙동강수계법 개정안'도 도마에 올랐다. 수계법의 쟁점 중 하나는 '물이용부담금'이다. 수계법이 제정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낙동강에서만 2조 8447억 원 상당의 물이용부담금을 거뒀다. 이 중 부산이 가장 많은 6862억 원(24.1%)의 돈을 냈지만, 부산 지원금은 673억 원(2.3%)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이번 개정안에는 물이용부담금 사용처 중 주민지원사업 대상과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신규 취수시설 개발지역 지자체·주민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 책임연구원은 "부산시민이 16년 동안 엄청난 돈을 냈음에도 낙동강의 공장과 오염물질만 늘었을 뿐 수질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이러면 부산 사람이 계속 물이용부담금을 낼 필요가 없다. 납부를 거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자 방청객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최 책임연구원은 또 수계법 개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환경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환경부는 수계법 개정을 위해 낙동강 유역 지자체들이 먼저 협의를 해 오라는 입장인데, 그것은 국가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면서 "환경부가 수계법을 처음 제정할 때만 하더라도 각 지역을 돌면서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지금 왜 그렇게 못하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 과장은 "물이용부담금 납부 거부 발언까지 나와 가슴이 아프다. 지역이 원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끝-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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