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양식업계, 올겨울 찬바다 걱정 태산
경남권 최대 양식어류 산지인 통영시 한 양식장에서 시 관계자가 수온 하강기를 앞두고 현장 어민들을 대상으로 어장 관리 요령 등을 알려주고 있다. 통영시 제공"여름엔 찜통, 겨울엔 순식간에 냉동고가 돼 버리니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여름 기록적 폭염이 몰고 온 고수온에 홍역을 치른 남해안 어류양식업계가 올겨울 저수온마저 찾아올까 가슴 졸이고 있다. 저수온이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지난겨울 3년 만에 저수온 피해가 발생한 데다 지난여름 고수온 폐사 피해를 입은 터라 벌써 노심초사다.
여름 기록적 폭염 이어
기상청 잦은 저수온 전망
어민 "이상 수온은 대재앙"
道, 14개 해역 특별 관리
11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영상 15~16도를 유지하던 남해안 연안 수온이 이번주 13~15도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 한파 탓이다. 수온 1도의 변화는 육상 기온 5도 이상의 변화와 맞먹는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올겨울 남해안에선 국지적으로 기온과 수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잦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경남 남해안 해상가두리양식장에 사육 중인 어류는 2억 4000여만 마리. 이 중 30%인 7000여만 마리가 저수온에 취약한 돔류와 쥐치다. 이들 어종은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난류성 어종으로 20~28도가 적정 수온이다. 수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생리 기능이 저하되고, 생존 한계인 5~7도 환경에 노출되면 얼마 못 가 폐사한다.
실제로 2011년 통영과 거제, 남해 양식장에서 350여만 마리가 저수온에 집단 폐사했다. 이듬해부터 2014년까지 경남에서만 매년 20만~40만 마리가 동사했다. 2015~2017년 3년간은 피해가 없었는데, 올 초 재발했다. 올 1~2월 사이 통영과 고성 등지에서만 98만여 마리가 얼어 죽었다. 저수온 피해로는 역대 두 번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름엔 686만 마리가 고수온 피해를 당했다. 이 역시 2011년 이후 최악의 피해다.
최선의 방법은 적정 수온이 유지되는 해역으로 양식장을 통째로 옮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연안은 각종 양식 시설이 꽉 들어찬 상태라 이설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설령 좋은 자리를 찾아도 양식물이 이동 과정에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양식 어민들은 철마다 찾아오는 이상 수온을 적조보다 무서운 재앙으로 받아들인다. 2016년과 2017년의 경우, 적조 피해는 없었지만 고수온 피해가 심각했다. 2016년 704만 마리, 2017년 343만 마리가 고수온에 떼죽음했다.
적조 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은 23~27도의 수온에서 왕성하게 번식하는데, 당시 수온은 30도를 넘나들었다. 적조도 생물이라 고수온을 버티지 못한 셈이다. 올해도 발생 18일 만에 완전히 소멸됐다. 피해도 2만 5000여 마리로 고수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경남도는 '저수온 피해 최소화 대책'을 조기에 수립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최근 5년간 피해가 발생했거나 피해 우려가 큰 14개 해역을 '중점관리해역'으로 지정, 이달 중순부터 특별 관리키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밴드, 수온 정보 어플, SMS 등을 활용해 보다 신속한 대응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는 등 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