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진 韓 수소산업… ‘수소선박’도 LNG선 꼴 날라
운송 수단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소 활용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경쟁국에 비해 한국 정부의 대처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원천기술을 선점 당해 엄청난 로열티를 지급하는 LNG 조선 산업 사례를 반복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고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최인호 의원실 주관으로 18일 국회에서 열린 ‘수소선박 기술·정책 토론회’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팀장은 해외에서 수소를 생산한 뒤 국내로 반입하는 전략을 세운 일본 사례를 소개했다.
국회 수소선박 정책토론회서
원천기술 외국 선점 ‘위기론’ 비등
日·美·中 기술개발 프로젝트 한창
한국은 2030년에야 실증 완료
LNG선처럼 ‘거액 로열티’ 우려
일본은 이미 5년 전인 2014년 5월 호주 갈탄에서 빼낸 수소를 액화시켜 국내로 반입하는 로드맵을 세웠고, 2016년 2월 사업 추진 주체로 가와사키중공업 등 4개 기업 협의체(HySTRA)를 출범시켰다.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액화수소를 장거리 대량 운송, 하역하는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다른 한편으로 일본은 브루나이에 있는 미쓰비시 LNG생산기지에서 수소를 추출해 액상 유기화합물 형태로 저장한 뒤 당장 내년부터 수소전지차량 4만 대 분량의 수소를 일본으로 운송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도 치요다화공건설 등 4개 업체가 수소에너지체인 기술 연구조합을 결성해 추진했다.
수소 수요에 대응할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수소 액화, 저장, 운송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전략이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양태현 박사는 일본뿐 아니라 노르웨이 독일 미국 중국 등도 온실가스 저감과 수소연료전지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수소 관련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발제·토론자들은 공통적으로 2030년 수소경제사회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해외에서 생산한 수소를 국내에 들여오는 데 필요한 극저온 단열, 적·하역, 증발가스 처리 등 액화수소 운송선 핵심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해 개발과 실증을 완료하는 시점을 2030년으로 설정했다. 당장 내년부터 LNG에서 추출한 수소를 국내 반입한다는 일본에 비하면 빨라야 10년이 뒤지는 것이다.
내년 1월 시행되는 ‘환경친화 선박 개발·보급 촉진법’을 활용해 기초적인 타당성이 인정되면 연구개발에 신속히 착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필요가 제기된다. 김병진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 원장은 “세계 최고 LNG추진선 제조 국가이면서도 극저온 LNG탱커 제조 원천 기술이 없어 척당 100억 원씩 로열티를 프랑스 업체에 지불하는 사례를 수소선박에서도 반복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부산대극저온소재연구소가 수소선박 핵심기술 개발을 목표로 ‘친환경 스마트선박 사업화연계 기술개발(R&BD) 플랫폼 구축사업’을 산업부에 신청해 산업연구원 사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