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한숨 깊은 ‘바다의 날’] 한·일 어업협정 표류 수산업 피해 1939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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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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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바다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부산 서구 남항방파제와 부산공동어시장 부두에는 출어를 못 한 어선 수십 척이 빼곡히 정박해 있었다. 지난달 18일부터 대형선망 업계가 3개월 휴어기에 들어가면서 일시에 어획물이 끊긴 공동어시장은 작업 일손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한 선사 관계자는 “3년 전 이맘때만 해도 대형선망 선단들이 쓰시마 해류를 타고 남하하는 고등어와 전갱이 어군을 좇아 대마도 인근 해역에서 불야성을 이루며 밤샘 조업을 했다”며 “어민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바다의 날이라는데 과연 우리 바다에 미래가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016년 7월부터 입어 못 해

日 EEZ 어획 비중 큰 부산 선사

위판·유통·가공 수산 기반 흔들

한·일어업협정이 4년째 타결되지 못하면서 수산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우리 어선 어획량의 80%를 차지하는 부산 선사들의 경우 타격은 더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한·일어업협정에 따라 1999년부터 일본 EEZ에서 조업해오던 우리 어선들은 2015년 어기(2015년 7월~2016년 6월)가 종료된 뒤 2016년 7월부터 현재까지 2년 11개월간 입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수산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일어업협정 결렬에 따른 국내 어업 손실은 연평균 647억 원, 3년간 누적 피해 규모가 최소 193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선망 업계는 일본 EEZ 어획 비중이 전체의 20%를 차지해, 고등어 한 어종에서만 어업 손실이 65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원거리 대체 어장을 찾아 나서는데 따른 조업비 부담은 물론, 한정된 어장에 어선이 몰리면서 어자원 고갈과 어획고 급감이라는 악순환이 엎친데 덮친격으로 선사 목을 짓누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계 상황’에 몰린 선사들이 고육지책으로 유례 없는 3개월 휴어에 들어가면서 공동어시장 등 부산 수산업계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한·일 관계가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이런 비상 사태가 고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한·일 어업협정을 외교장관 회담 의제로 포함시키는 등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진전이 없다. 해양수산부는 협상 불발에 대비해 대만 해양과 북태평양 오징어 어장 등 대체어장 개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수산업계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대만과 러시아 수역 대체 어장 개발은 수년 전 나온 재탕삼탕 대책일 뿐 구체적 실현 방안이 빠져 있다”며 “갈치연승어선 입어 척수 축소 등 쟁점 때문에 협정 전체 타결이 어렵다면, 큰 문제가 없는 양국 선망어업 상호 입어만이라도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송현수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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