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관훼리 ‘성희호’ 출항 취소 사고, 경영진이 자초했다”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여객선을 운항하는 부관훼리㈜의 노동조합이 지난 2월 발생한 ‘성희호’ 사고(본보 지난 2월 18일 자 10면 보도)가 경영진이 안전관리책임자의 경고를 무시하면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기관장 비운 새 엔진 과열 원인
노조 “평소 담당자 태만 지적에
징계 등 조치 없어 사고 발생”
사 측 “징계는 선장이 결정”
부관훼리와 노조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출항을 앞두고 엔진테스트를 하던 ‘성희호’에서 엔진 결함이 발견돼 500여 명의 출항이 갑작스레 취소됐다. 사고 조사 결과, 엔진에 윤활유가 공급되지 않아 엔진이 과열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기관장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으며, 1등 기관사는 경고음이 울릴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결국 다른 정비업체 직원이 엔진을 멈췄지만, 엔진이 더욱 과열됐다면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노조는 사고가 나기 전부터 해당 기관장과 기관사에 대한 근무 태만을 지적했음에도, 경영진이 징계를 하지 않은 탓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해사팀 소속의 안전관리책임자(DP)는 지난해 9월 해당 기관장의 근무태만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해당 기관장의 계약이 1년 연장됐다는 것이다. 노조는 “경영진이 안전관리 책임자의 지적을 묵살하고 해당 기관장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는 바람에 결국 이같은 사고가 났다”면서 부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5일 집회를 벌였다.
회사 측은 당시 경영진이 기관장에 대한 징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부사장은 사고 책임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안전관리책임자의 보고서가 기관장과의 계약 만료일을 13일 앞두고 들어와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시간이 넉넉하더라도, 기관장의 징계는 선장이 결정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당시 선장은 징계위원회를 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징계를 하지 않았다. 부관훼리 관계자는 “이번 사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진해 물러났고, 현재 해사팀과 함께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 중이다”면서 “이번 사고의 책임을 부사장에게 전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