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펜스·통행료까지 요구… 해리단길 ‘수상한 펜스’ 논란 확산
부산 해운대구 해리단길 한 골목에 설치된 펜스 한쪽에 3일 주민과 관광객들이 써 놓은 메모가 줄줄이 붙어 있다.
속보=한 지주가 설치한 펜스에 상가 입구가 가려져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해리단길(〈부산일보〉 지난달 28일 자 10면 보도)에 추가 펜스 설치가 예고됐다. 지주의 땅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한 공동주택은 통행료까지 요구받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소유권 주장’ 펜스 설치한 땅 주인
상가 출입문 다른 곳에 내도록 요구
상인들 서명운동·市 청원 넣고 반발
하태경도 ‘합법적 불공정 사례’ 규정
업체 측 “알박기 의혹 사실 아냐” 반박
3일 해리단길 상인 등에 따르면 최근 A업체는 우일맨션 건너편 상가와 주택 일부 세대에 ‘내용 증명’을 보내 토지 소유권을 주장했다. 상가와 주택 앞 토지 일부분이 자신들의 소유인 만큼, 경계 측량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A업체는 앞서 지난달 23일 해리단길 대표 상가가 몰린 우일맨션 앞 토지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주장하며 측량 후 펜스를 설치했다.
A업체는 이번 측량으로 부동산 침범이 확인될 경우를 대비해, 그에 맞는 후속조치를 상가와 주택 측에 요구한 상태다. 우선 한 상가에는 출입문 통로를 다른 곳에 내고, 아스콘과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원상복구 작업을 하도록 했다. 이를 지키지 않거나 협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가게 출입 통로에 펜스 설치 공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A업체는 한 주택이 자사 소유 땅을 침범해 지어졌다면서 거주자가 통행료를 내야 공로로 이어지는 통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알렸다. 마찬가지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는 추가 펜스 설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A업체의 연이은 재산권 행사에 상인과 주민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영업 피해를 호소하는 상인들은 서명 운동을 벌이고, 부산시 청원을 제기하는 등 총력전이다.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우일맨션 앞에서 시작된 서명 운동은 일주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현재 우일맨션 앞에 설치된 A업체의 펜스에는 상인 뜻을 지지하는 수십 개의 메모지가 붙여진 상태. 시 청원도 공감이 300개를 돌파해 상인들은 관련 부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도 3일 현장을 방문한 뒤 이를 ‘합법적 불공정 1호 사례’로 규정하고 후속 대응에 나섰다.
이에 대해 A업체 측은 합법적 재산권 행사며, 상인들이 주장하는 알박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우일맨션 앞 공간이 신축 공사를 할 수 없을 만큼 협소하다는 주장을 반박한다. A업체 관계자는 "주차장 요건이 갖춰져야 건축 허가가 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관련법에 따르면 현재 소유한 우일맨션 앞 부지 면적만으로도 충분히 합법적 건축 행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파장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자체가 개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해운대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례이지만 도시계획 시설 안에 묶이지도 않은 사유지 소유권에 구청이 함부로 개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