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n번방 대책” 여론 들끓어야 움직이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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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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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n번방’ 관련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n번방’ 관련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성 착취 대화방인 ‘n번방’ 사건과 관련,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5) 씨의 검거 이후 여론의 공분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정치권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착수하는 모습이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 방식이 표심에 적잖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각 정당뿐만 아니라 선거 후보자들도 고강도의 대책을 잇따라 천명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서 “n번방 사건의 범죄자들에게 국민의 심판 철퇴를 내려야 한다”며 “가담한 모든 사람에 대한 신원 공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는 가장 혹독한 처벌과 광범위한 신상 공개로 음란 범죄에 단호하고도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국회도 ‘n번방 재발방지 3법’을 20대 국회가 종료되는 5월 전까지 추진해 성범죄에 경종을 울리겠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여성 의원 10여 명은 n번방 사건 재발방지 3법을 발의하고 “20대 국회 내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원 신상 공개” “화학적 거세”

여야 고강도 대책 잇따라 발표

“총선 변수 될라” 뒤늦게 분주

“혼자 즐기는 것까지 처벌하나”

일부 법사위 의원 발언 논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n번방은 단순한 일탈공간이 아니라, 반사회적인 집단이 모여 있는 범죄소굴”이라며 “이 엽기적인 사건에 돈을 주고 참여한 회원들도 철저히 수사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근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n번방 사건으로 나타난 미성년자 성 착취 논란에 대해 통합당에서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입법 보완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여성분들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즉각 정치인들이 해결방안을 낼 수 있었다면 더 많은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기성 정당들의 ‘늑장 대처’를 꼬집으면서 “현행법으로 처리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을 때 국민의당 문을 직접 두드려 달라”고 말했다.

총선에 나선 부산, 경남 지역 후보자들도 앞다퉈 관련 입장을 내면서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통합당 박민식(북강서갑) 예비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n번방 주동자는 물론 돈을 주고 이를 시청한 범죄자들 모두에게 강력한 처벌과 화학적 거세를 즉각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18대 국회에서 약물로 성범죄자의 성충동을 억제하는 내용의 ‘화학적 거세법’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같은 당 황보승희(중영도) 예비후보도 이날 n번방 운영자와 관련 가해자들의 즉각적인 신상 공개와 강력 처벌을 촉구하면서 “부산의 모든 여성후보가 n번방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약속하는 성명서를 함께 발표하자”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현(경남 창원마산합포) 예비후보는 ‘n번방 참가자 전원 처벌 망설이지 않겠다’는 포스터를 새로 만들어 SNS에 올렸다. 그는 “(구속된)박사는 주범이면서 하수인이고, 가입자들이 진짜 주범”이라며 “전원 검거 및 형사처벌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달 n번방 사건을 포함해 디지털 성범죄를 강력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논의한 국회 법사위원회 의원들은 일부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시 ‘일기장에 혼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처벌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발언해 논란이 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발언은 유포 행위를 실행하지 않은 사람에게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소지한 것만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법조항을 만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고 해명했다. ‘자기 만족을 위해 이런 영상을 가지고 나 혼자 즐기는 것까지 갈(처벌할) 것이냐’고 발언했던 통합당 정점식 의원 역시 “당시 발언은 딥페이크 영상에 관한 것이었고 n번방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 일부 발언을 문제 삼아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청원한다고 법 다 만드느냐’고 발언했던 통합당 김도읍 의원은 “현행법으로 처벌 가능한지 따져 보고 효과적인 방안으로 처리하자는 차원의 의미였다. 다른 청원 요구사항은 해당 상임위에 회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일부 정당은 세 의원에 대해 ‘2차 가해’를 했다며 검찰 고발 방침을 밝혔고, 여성단체들도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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