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총력전’ 與, 입법과 공급 확대로 ‘승부수’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여권이 종합부동산세법 등 부동산 관련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법안을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국회 상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이들 법안에 대해 반발한 미래통합당은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토론은 벌였지만 표결에는 불참하며 항의했다.
7월 임시회서 관련 법안 모두 처리
대부분 여권만 표결 참여 ‘속도전’
김태년 “성과로 평가 받겠다” 결의
당내 일부 임대비율 확대에 반발
통합, 집값 주시 속 원내 투쟁 집중
이날 법안 통과로 7월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임대차 3법’은 모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됐다. 여권은 지난달 30일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고, 이튿날 즉시 시행한 바 있다. 그야말로 입법 ‘속도전’을 펼쳤다.
정부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의를 거친 뒤 공공재건축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수도권 주택 13만 2000가구 공급 방안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들여 주택 공급을 늘릴 것을 주문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대책이다.
‘독주’ 논란에도 7월 임시회를 통해 여당과 정부가 부동산 문제 해결에 총력을 퍼부은 것이다. 실제 국회는 7월 임시회 마지막 날인 이날 본회의에서만 종부세법 개정안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소득세·법인세·종부세법)을 포함해 18개 법안을 상정해 모두 의결했다. 거대 여당이 발의한 법안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 11개와 공수처 후속 3법 등 14개 법안은 여권만 표결에 참여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30여 분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책임 있게 일하고 성과로 평가받는 것이 집권당의 숙명이고 자세”라며 “목표는 부동산 투기 근절, 서민·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반드시 이루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제, 금융, 공급 등 종합 부동산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당·정·청이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국민을 믿고 국민을 위한 책임정치에 다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숙명’ ‘평가’ 등 김 원내대표가 선택한 단어를 보면 민주당 지도부도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법안을 강행한 데 대해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비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수도권 정당 지지율이 2위로 추락하는 등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반전을 꾀하려는 전략으로도 보인다. 동시에 ‘어차피 야당은 반대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입법과 공급대책을 두고 부동산 시장 반응은 일단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대한 평가는 결국 향후 집값 흐름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이 장외투쟁 카드를 접고 원내 ‘온건’ 투쟁을 벌이며 대응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여권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면 자연스레 민주당의 ‘입법 독주’ 동력이 상실되고, 통합당 쪽으로 여론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장외투쟁 카드를 만지작거렸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총에서 “우리가 수적으로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국회를 포기하고 나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나름대로 논리를 전개해 국회 발언을 통해 알리게 되면 현명한 국민이 납득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일부에서도 정부와 여당의 입법 방식을 두고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과 관련 “임대비율 47%인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느냐”며 반발했다. 그는 “마포구청장도 나도 아무것도 모른 채 발표됐다. 당황스럽다”며 “지역 국회의원과 단 한마디 사전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공급 확대정책에 대해 “재건축 용적률 상향, 층고 제한 완화,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 대책은 집값 안정은커녕 다시 투기에 기름을 붓는 조치”라고 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감염병 예방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체육 지도자 ‘갑질’을 예방하는 이른바 고(故) 최숙현법인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