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프라 투자예산 확보 합의… 의회 통과는 미지수
바이든, 초당적 합의로 협상 타결 선언
지난 3월 말 제시한 예산 절반 남짓 수준
대기업 법인세율 28% 증대 방안 포함 안 돼
미국 가족 계획 예산과 투 트랙 전략 계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인프라 투자 예산 확보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그린로드 커뮤니티 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취임 후 역점을 두어 추진한 인프라 투자 예산 확보 협상의 타결을 선언했다. 합의 규모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미국 일자리 계획’이라고 명명해 제시한 예산 2조 2500억 달러의 절반 남짓한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요구 규모를 1조 7000억 달러로 낮췄다가 추가로 금액을 하향 조정해 3개월 여만에 어렵사리 합의안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이 예산안이 합의대로 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파 상원 의원 10명과 백악관에서 회동한 뒤 “우리는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초당적 합의는 타협을 의미한다”며 양분된 의회 구조 속에서 어렵게 이뤄낸 타결임을 부각했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여야 초당파 상원 의원은 모두 2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된 금액은 5천790억 달러(656조 원)의 신규 사업을 포함해 5년 간 9천730억 달러(1천102조 원), 8년 간 1조2천90억 달러(1천369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재원은 국세청의 숨은 세수 확보, 미사용 실업보험구제 기금, 5G 주파수 경매, 전략석유 보유분 판매 등을 통해 마련한다. 대기업 법인세 세율을 21%에서 28% 올리는 방안은 합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인프라 예산 확보는 정치권의 오랜 숙제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여야 간 2조 달러 규모에 합의했지만 재원 조달 방안을 찾지 못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바 있다.
이번 예산안 역시 합의대로 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의원 중에 대규모 지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들이 여전한데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정인 민주당에서는 진보 그룹을 중심으로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론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자리 계획’과 별개로 ‘미국 가족 계획’이라고 이름 붙인 뒤 교육과 복지를 중심으로 제시한 1조 7000억 달러의 예산 처리도 관건이다. 이 예산 역시 공화당이 강력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 예산의 경우 공화당의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절차인 ‘필리버스터’를 피하기 위해 예산 조정이라는 수단을 활용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방안을 ‘투 트랙’이라고 표현한 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