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12만 울산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고작 4명이라니…
“신설 울산의료원에 개설 필요”
시교육청, 울산시에 공식 요청
울산 첫 공공의료시설인 울산의료원에 소아청소년정신과를 꼭 신설해야 한다고 울산시교육청이 공식 요청했다. 부산에서는 사회서비스투자 사업 중 하나로 사회적 관계나 심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만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을 돕는 아동심리치유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일보DB
울산에서 ‘코로나 우울’ 등으로 학생 정신건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이들의 상담과 진료를 담당할 의료 인프라는 태부족이다. 급기야 울산시교육청은 향후 울산의료원 개원에 맞춰 소아청소년정신과를 개설해 줄 것을 울산시에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15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인구 112만 도시 울산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고작 4명뿐이다. 울산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은 14만 7300여 명. 전문의 1인당 학생 수는 3만 3746명에 달한다.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전문의 수가 가정 적은 반면 전문의 1인당 학생 수는 가장 많은 편이라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인구수 대비 정신건강의학과도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올해 6월 말 기준 광역시 정신건강의학과 현황을 보면 부산이 123개로 가장 많고 대구 69개, 대전 61개, 인천 50개, 광주 43개 순이다. 울산은 17개에 불과하다.
울산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반영하듯 학생들의 정신건강은 이미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울산지역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 현황에 따르면 정신건강 위험군 학생은 2018년 1059명, 2019년 1081명, 2020년 84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강득구(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선 울산지역 ‘자살위험군 분류 학생’이 2018년 290명, 2019년 246명, 지난해 242명으로 매년 200명 이상 확인됐다.
앞서 시교육청은 개정된 학교보건법에 따라 학생정신건강센터 지정을 추진, 지난 9월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있는 지역 4개 병원에 의향을 물었지만,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모두 퇴짜를 맞았다. 시교육청은 결국 이달 8일 울산시에 협조 공문을 보내 향후 울산의료원을 주축으로 정신건강 위험군 학생에 대한 전문적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역 내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부족으로 위험군 학생에 대한 효율적 대처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울산의료원은 지역 최초로 추진하는 종합 공공의료시설로, 울산시가 2025년까지 북구 창평동 1232-12 일대 4만㎡ 부지에 연면적 5만 5328㎡, 500병상, 22개 진료과로 건립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초·중·고교 시기에는 정신건강 위험군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치료 적기를 놓쳐선 안 된다”며 “전문기관과 연계한 치료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울산의료원 설립 때 소아청소년정신과를 반드시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료원 설립과 관련해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한 상태로, 의료원 건립이 확정되면 추후 소아청소년정신과 개설 등 진료과목을 비롯한 지역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현재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병·의원 치료가 필요한 학생 등을 대상으로 9개 의료기관에서 1인당 100만 원 한도 치료비를 지원하고, 10일 이상 연속 입원하면 5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또 신청 학교나 현장 지원이 필요한 학교에는 정신건강 전문의가 직접 찾아가 상담과 자문 등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