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인수 ‘순항’… 두산, 핵심 반도체 기업으로 변신

산은, 2조 5000억 원 금융 주선
이달 말 지분 70.6% SPA 체결
반도체 전후 공정 계열화 전망
그룹 차원 첨단 산업화에 박차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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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경북 구미사업장. (주)두산 SK실트론 경북 구미사업장. (주)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충북 증평에 있는 (주)두산 전자BG 사업장에서 동박적층판(CCL) 제품 라인업을 살펴보고 있다. SK실트론 제공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충북 증평에 있는 (주)두산 전자BG 사업장에서 동박적층판(CCL) 제품 라인업을 살펴보고 있다. SK실트론 제공

세계 3위의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에 대한 두산그룹의 인수 작업이 막바지 국면에서 순항하고 있다. SK실트론 인수로 두산그룹은 반도체 전후 공정 전반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마련하게 됐다.

19일 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우리은행과 공동주선기관으로 두산그룹에 2조 5000억 원 규모의 금융 주선을 추진한다. 두산이 SK실트론 인수에 투입하는 5조 원 가운데 절반을 산업은행 채널로 조달하는 구조다.

산업은행이 주선하는 2조 5000억 원 가운데 1조 원은 인수자금으로, 나머지 1조 5000억 원은 주주 변경에 따른 차입금 상환 의무 해소에 쓰일 예정이다. 다만 2조 5000억 원은 잠정 목표치로, 모집 과정에서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은행과의 분담 비율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두산그룹은 이달 말 SK그룹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등 70.6%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주)두산이 SK실트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5개월 만에 거래가 사실상 확정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이후 두산그룹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개인지분 29.4%도 추후 계약을 통해 사들여 연내 100% 지분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은 단숨에 핵심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두산은 2022년 인수한 두산테스나(반도체 후공정 테스트)와 (주)두산 내 전자BG의 동박적층판(CCL) 사업에 더해 SK실트론의 맞춤형 웨이퍼까지 확보하면서, 반도체 전·후 공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도를 갖추게 된다.

특히 SK실트론은 반도체 제조의 가장 앞단에 놓이는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이자 국내 유일의 웨이퍼 메이커다. 지난해말 기준 매출은 2조 574억 원, 영업이익은 1931억에 달한다.

이어 (주)두산 전자BG는 반도체 회로 기판의 원판인 CCL을 생산하며, 최근 인공지능(AI) 가속기·서버용 고부가 제품군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두산테스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전문기업으로 반도체 후공정 웨이퍼 테스트 분야 국내 1위 기업이다.

두산그룹에는 2007년 미국 건설기계 업체 밥캣 인수에 이은 또 한 차례의 체질 개선이라는 의미도 있다. 두산은 2020년 채권단 자율협약을 거친 뒤 기계(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얼셀), 반도체·첨단소재(두산테스나)를 3대 사업 축으로 재편해 왔다. SK실트론 인수로 그간 상대적으로 약한 축으로 평가받아 온 반도체·첨단소재 부문이 단번에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달 말 SPA가 체결되면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인허가 절차를 거쳐 본계약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두산의 실적에 SK실트론이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수 일정 등 계약에 대해서는 공시가 되기 이전에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SK실트론이 인수되면 그룹의 반도체 라인업이 강화되고 그룹이 첨단 산업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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