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저체중아, '작은 기적' 끝에 세상 빛"

동아대병원 산모태아집중치료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산전관리 중요
임신성 고혈압·당뇨·조산 위험 노출
임신 37주, 체중2.5kg 미만 미숙아
임신단계부터 다학제 협진 필요
부·울·경 모자의료 안전망 역할
필수의료 의료진에 많은 격려 당부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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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병원이 고위험 산모와 태아를 안전하고 집중적으로 케어하기 위해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을 지난 1월 오픈했다. 산부인과 오소라 교수가 태반이 자궁입구를 막고 있는 전치태반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동아대병원이 고위험 산모와 태아를 안전하고 집중적으로 케어하기 위해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을 지난 1월 오픈했다. 산부인과 오소라 교수가 태반이 자궁입구를 막고 있는 전치태반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임신 22주 무렵 자궁경부 길이가 매우 짧아 조산 위험이 있는 상태로 산모 A 씨가 동아대학교병원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했다. 출산이 가까워지면 자궁경부가 짧아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자궁수축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짧아져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태아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자, 의료진은 자궁경부봉축술로 자궁 입구를 묶어주는 수술을 급히 시행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자궁수축 억제 치료와 집중 모니터링을 거쳐 A 씨는 임신 30주 즈음 퇴원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만삭 출산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임신이 유지되고 있다.

#산모 B 씨는 임신 중 초음파 검사에서 태반이 자궁경부를 완전히 덮고 있는 완전 전치태반으로 진단됐다. 태반이 아기가 나오는 길을 완전히 막고 있고 질 출혈을 동반하고 있는 고위험 산모군에 해당됐다. 조기 진통과 함께 출혈이 멈췄다가 재발하기를 반복하자 동아대병원 오소라 교수팀은 응급 분만을 시행했다. 마취통증의학과·소아청소년과와 협진 하에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이 이루어졌고,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게 퇴원했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질환

35세 이상 고령 산모는 철저한 산전 관리가 중요하다. 임신성 고혈압과 당뇨병, 고혈압, 조산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후반기에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두통, 시야 흐림, 상복부 통증, 간 수치 상승, 혈소판 감소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하면 임신중독증으로 불리는 전자간증이나 태반 조기박리, 태아 성장지연으로 이어진다. 다태아 임신은 조산, 양막파수, 성장 불균형, 임신성 고혈압, 산후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산모는 배뭉침, 호흡곤란, 복부팽만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조기 진통은 임신 37주 이전에 규칙적인 자궁수축과 경부 변화가 발생하는 상태다. 원인은 감염, 다태임신, 자궁경부 무력증, 양막파수, 과거 조산력 등 다양하다. 산후 출혈은 자궁수축 부전, 태반 잔류, 산도 열상, 혈액응고 이상 등이 주요 원인이다. 갑작스러운 질 출혈이나 혈압 저하, 빈맥, 어지러움, 의식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37주 미만 미숙아는 폐 성숙이 충분하지 않아 호흡곤란증후군, 무호흡, 저체온, 저혈당, 감염, 장염, 뇌출혈 등의 위험이 있다. 2.5kg 미만 저체중아는 체온 유지와 혈당 조절이 어렵고, 수유 장애와 감염 위험이 높다. 체중이 500~750g에 불과해 어른 손바닥 위에 올라갈 정도의 초극소 저체중아도 있다. 선천성 질환이 있는 신생아는 심장, 소화기, 신경계, 염색체 이상 등에 따라 출생 직후 전문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고위험 신생아는 임신 단계에서부터 신생아 위험을 예측하고 소아청소년과·신생아중환자실과 사전 협진한다. 조산 가능성이 있으면 폐 성숙을 위한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분만 전 신생아팀이 대기하여 출생 직후 소생술, 호흡 보조, 감염 평가, 신생아중환자실(NICU) 입원 치료로 신속히 연결한다.

■분만 인프라 지원 필요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에 따르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매년 증가 추세다. 분만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산모 연령 상승과 만성질환 증가로 고위험 임신·분만은 오히려 늘어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19년 고위험 신생아 출산율이 19.2%에서 2024년에는 22.9%로 증가했다. 37주 미만 이른둥이 비율도 10년 전에 비해 1.5배 증가했고, 저체중아도 1.4배 늘었다. 시험관 아기시술이 늘어나면서 다태아 임신도 증가하고 있다.

분만 환경도 악화됐다. 산모의 첫 출산 평균 연령이 2000년 약 27세에서 최근에는 33세 전후로 뛰어오르면서 임신성 고혈압, 당뇨, 조산, 제왕절개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으로 전문의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분만의 특성상 24시간 운영시스템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필수의료 진료영역은 오랫동안 저수가에 묶여 있어 산과를 폐쇄하는 병원이 매년 늘고 있다.

고비용·저수익 탓에 민간 투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대학병원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 올 초 동아대병원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이 오픈했다. 고위험 임신과 분만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의 경쟁력

세상 빛을 보지 못할 뻔한 미숙아와 신생아의 작은 기적이 시작되는 곳이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이다. 새 생명이 자라는 소생실을 지키기 위해 숙련된 의료진과 고위험 산모를 전담하는 전문 간호인력이 24시간 대기하는 곳이다.동아대병원 산모태아 집중치료실 오소라 교수는 “고위험 임신에서는 작은 변화도 신속하게 발견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24시간 대기 시스템이 가동된다. 특정 진료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 산모를 중심으로 마취과를 포함한 여러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과의 원활한 협업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조산이나 고위험 분만이 예상되는 경우 분만 전부터 산모와·태아 상태를 함께 체크하고, 출생 직후 필요한 치료가 지체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에는 타 지역에서 응급 산모가 발생해 진료 공백 문제가 이슈가 되었을 때 동아대병원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에서 전원 요청을 받아들여 산모를 살린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향후 부산뿐만 아니라 경남 울산권역에서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모자의료 안전망 역할을 떠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소라 교수는 “필수의료 파트에서 전문의 부족, 낮은 수가문제, 법적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자의료센터와 분만기관에서 산모와 신생아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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