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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전경. 정종회 기자 jjh@
서부산 성장 거점으로 국가 시범 스마트시티를 내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 토지를 분양받은 업체들의 대금 연체액이 3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8년 준공을 앞두고 상업·산업·물류용지 분양률이 20~30%대에 머무는 가운데 연체에 따른 계약 해제까지 이어지면서 국제물류·첨단산업·연구개발(R&D)을 갖춘 ‘자족도시’ 구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부산진을)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에코델타시티 분양대금 연체액은 289억 1000만 원이다. 2024년과 2025년 각각 5억 2000만 원이었던 연체액이 올해 들어 급증했다.
에코델타시티는 사업시행자인 수공 등이 기반시설을 갖춘 용지를 조성해 공급하면 이를 분양받은 건설사와 기업 등이 아파트와 상가, 공장 등을 짓는 방식이다. 연체 증가는 토지를 확보한 사업자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자금난 등의 영향으로 대금을 제때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공은 연체 대금 처리 방안에 대해 “계약 해제 또는 납부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연체에 따른 계약 해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계약자의 연체 귀책으로 2건, 분양금액 기준 331억 원 규모의 계약이 해제됐고 올해도 8월까지 1건, 3억 원의 계약이 해제됐다. 2022년에는 1건 603억 원, 2024년에는 4건 142억 원 규모의 계약이 계약자 요청으로 해제됐다. 계약이 해제된 토지는 다시 분양해야 하는 만큼 개발 일정과 사업비 회수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더 큰 문제는 주거용지를 제외한 자족 기능 용지의 저조한 분양 실적이다. 수공 지분(85%) 기준 계획면적 대비 주거용지 분양률은 77.6%에 달했지만 상업용지는 33.6%, 산업용지는 27.0%, 물류용지는 20.8%, 연구용지는 42.4%에 그쳤다.
특히 에코델타시티 산업용지는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돼 전자부품·통신장비, 의료·정밀기기, 전기장비, 자동차 등 첨단 제조업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계획면적의 4분의 3가량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기업 본사와 사무실 등이 들어설 업무용지는 아직 공급조차 이뤄지지 않아 분양률이 0%다. 아파트 용지는 상당 부분 팔렸지만 일자리와 산업, 상권을 만들어낼 땅은 상당수가 비어 있는 셈이다.
기업 입주 상황에 대한 사업시행자의 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공은 산업·물류·연구용지의 착공과 입주, 가동 실적은 물론 입주기업의 업종과 고용인원 자료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기업 유치를 위해 개별 기업과 체결한 협약 역시 없다고 답했다. 사업시행자가 자족 기능의 핵심인 기업 입주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기업 유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역과 정치권에서는 준공을 1년여 앞두고 산업용지 분양 부진 등이 이어질 경우, 스마트시티를 표방한 에코델타시티가 자칫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2차 이전과 맞물려 에코델타시티가 이전 후보지로 검토될 수 있도록 적극 제안해 달라고 수공에 당부했다. 수질 개선, 인프라 확충 등 정주여건 개선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