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경계 허무는 난장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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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 프리 연극·아트마켓·GO 월드 페스티벌·예술 장르의 융합

제11회 부산국제연극제 개막작인 '스타 트립'(YLLANA 프로덕션·스페인). 부산국제연극제 제공

제11회 부산국제연극제(BIPAF)가 오는 5월 2일 부산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린다.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규모 행사로 일정 조정이 어려워 예정대로 열리지만 희생자에 대한 애도에 동참하는 뜻에서 광안리해수욕장 야외무대 공연을 부산예술회관 무대로 옮기고, 각종 파티와 야외 행사를 취소했다. 대신 '난장, 꿈틀대다!'라는 올해 콘셉트에 맞춰 열흘 동안 부산문화회관·부산시민회관과 부산 수영구 일대 레몬트리·무대공감·공간·액터스·청춘나비 소극장에서 차분하고 내실 있게 진행된다. 초청작 부문인 '콘셉트'에 8개국 10개 작품 , 경연부문인 '고 월드 페스티벌'에 18개 작품, 자유 참가 부문인 '다이내믹 프린지'에 24개 작품이 출품됐다.


■눈에 띄는 신설·변경 프로그램

BIPAF는 세계적 공연예술 축제인 프랑스의 '아비뇽 페스티벌' 참가작을 선발하기 위해 경연제로 실시했던 'Go 아비뇽 OFF'를 통해 2011년 그룹포차의 '추격자', 2013년 극단 하땅세의 '천하제일 남가이'를 아비뇽 OFF 무대에 올렸다. 올해는 지난해 대상작인 창작집단 거기가면의 '반호프'가 오는 7월 프랑스로 날아간다. BIPAF는 올해부터 아비뇽 페스티벌 외에도 국제적 공연예술 축제 참가를 목표로 경연 명칭도 'Go 월드 페스티벌'로 바꿨다. 올해 대상작에는 상금 1천만 원과 해외 축제 참가비 및 현지 극장 대관비가 지원된다.

5월 2일부터 11회 부산국제연극제
야외무대 취소·개막작 '스타 트립'


자유 참가부문인 '다이내믹 프린지'도 신설됐다. 공연 단체의 참여 기회를 넓히고,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올해는 24개 팀이 참여해 수영구 일대 소극장과 부산예술회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국내외 연극과 공연예술 관계자들이 유용한 정보를 나누고 교류하는 '아트마켓'이 만들어진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 극단들의 보다 직접적인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올해 아트마켓에는 홍콩아트센터 수석 디렉터 코니 램, 독일 공연단체 오로라 노바의 협력 프로듀서 클라우디우스 세바스찬 벤쉬, 루마니아 시비우 국제연극제 프로그래머 라허 베친치우, 중국 미트 인 베이징 아트 페스티벌 부회장 왕시우친,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인 코마 극장 위원장 사리 마스지드 등 해외 유명 공연예술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수영구 문화센터 2층 갤러리에서 5월 3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열리는 아트마켓에 참여하고 싶은 공연 단체나 예술인은 BIPAF 홈페이지에 소개된 해외 전문가들의 프로필과 관심사, 미팅 시간 등을 참조해 전문가를 선택, 면담을 신청하면 된다.

또 BIPAF는 배리어프리영상포럼과 함께 연극에서는 처음으로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자막 해설 연극을 선보인다. 10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반호프-시즌2'다. 김동석 BIPAF 집행위원장은 "이번에는 한 편만 시범적으로 해 보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내년부터는 배리어 프리 연극을 더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개·폐막작 '장벽을 넘어'

올해 BIPAF의 콘셉트 '난장, 꿈틀대다!'에 등장하는 '난장'의 부정적 의미는 뒤죽박죽인 상태지만, 부정기적으로 열리던 시장을 뜻하기도 한다. 모두 질서나 경계가 없음을 나타내는데, 묘하게 올해 BIPAF 프로그램들과 닮았다.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무는 배리어 프리 연극을 시도하는 것이나 경연부문 대상작의 해외 진출 무대를 넓힌 것도 그렇고, 전통적인 연극의 틀을 확장해 다양한 예술의 융합을 시도하는 작품들을 개·폐막작으로 선정한 것도 경계 허물기 시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11회 부산국제연극제 콘셉트 부문 '허공의 여인'(가브리엘레 노이하우스 피지컬 시어터·이스라엘). 부산국제연극제 제공
'파가니니'로 BIPAF 사상 전회·전석 매진 기록을 남긴 신체 코미디 극단 YLLANA 프로덕션(스페인)이 올해 BIPAF를 여는 개막작의 주인공이 됐다. 우주공간에서 빚어지는 공상과학(SF)적인 일을 의성어와 몸 동작만으로 유머러스하게 그린 코믹극 '스타 트립(Star Trip)'이다. 4명의 비행사가 5년째 광활한 우주를 떠돌고 있는 비행선에서 겨울잠에 빠져 있다 깨어나면서 공연은 시작된다. 외계 생명체를 찾아 없애야 하는 임무는 우주선을 지키는 일과 함께 비행사들의 일상을 고달프게 한다. 우주라는 공간을 표현하며 휘몰아치듯 움직이는 배우들의 몸짓은 정성스럽게 편곡된 배경음악과 정교한 시각효과와 어우러져 관객들을 실제 우주에 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제11회 부산국제연극제 폐막작 '페인터즈:히어로'(㈜펜타토닉·한국). 부산국제연극제 제공
폐막작은 미술과 공연예술의 결합을 보여 준다. 유명 TV 쇼프로그램에도 여러 차례 출연해 미술작품의 탄생 과정을 보여 주는 '드로잉 쇼'를 선보였던 펜타토닉이 이번에는 '페인터즈:히어로'로 BIPAF와 인연을 맺었다. 미술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쾌한 코믹 마임과 춤으로 표현하며, 여기에 3차원 프로젝션 매핑이라는 미디어 아트 기법과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계적 영웅들이 다양한 미술기법으로 무대에서 재탄생된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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