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534> 진주 월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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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를 걷는 듯 황홀하다…남강 물굽이가 반긴다

월아산 국사봉에서 진주 시내 방면을 본다. 우중 산행이라 그런지 평소와는 다른 비경이었다. 수시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천변 무쌍한 하늘은 마치 선경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비를 맞으며 산을 올랐고, 내려왔다. 비가 온다고 산행을 멈출 수는 없다. 산이 거기 있기에 그렇다. 산행 취재는 날씨 예보를 보는 데서 시작한다. 목요일 온종일 비가 내린다고 했고, 금요일은 오전 9시면 비가 그친다고 했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당연히 금요일이다. 그런데 산행을 한 금요일 내내 비가 왔다. 그날, 비가 내리는 산에서 선경(仙境)을 보았다. 해발 500m도 안 되는 야트막한 산에서 말이다. 구름 위에서 거닐다 보니 황홀했다. 우중 산행이 가져다준 뜻밖의 행운이다.

■하회마을이 여기에도 있네

월정저수지 출발 4시간 30분 우중 산행
국사봉·장군봉 잇는 생태통로 올해 완성
도로 확장으로 끊겼던 두 봉우리 하나로
장군봉 일출 최고라는데 언제 다시 올까


진주 월아산(月牙山·483.3m)은 진주 문산읍, 진성면, 금산면 경계에 우뚝 솟아있다. 북쪽으로는 남강이 흐른다. 진주 시내도 한눈에 보인다. 본보 '산&산' 142회에서 월아산을 한 번 소개한 바 있어 독자들은 익숙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진주 방면 금호지에서 올라 청곡사로 하산하는 가장 대중적인 코스를 소개했다. 이번에는 부산사람이 자가용으로 접근하기 쉽고, 원점회귀할 수 있는 경로를 택했다.



월정저수지에서 출발하여 416봉~433봉~국사봉(469m)~질매재 생태통로~조망바위~돌탑~460봉~장군봉(483.3m)~갈림길~용고미 마을의 8.5㎞를 4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월정저수지 입구의 월아가든은 이정표 구실을 했는데 작은 정자가 있어 비가 오는 상황에도 산행 준비를 하기에 좋았다. 저수지 둑길을 걸어가니 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선명하다.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렸던지 '등산할 때 자전거 주의'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산악자전거 도로를 따르지 않고, 무너진 토담집이 있는 산길을 택한다. 길 왼편은 간벌해서 산에는 소나무만 덩그러니 서 있다. 덕분에 조망이 시원하다. 몇 번의 오르내림을 해서 봉수대같이 생긴 돌탑이 있는 416봉에 서니 남강이 언뜻 보인다. 교교히 흐르는 남강의 물돌이는 하회마을 못지않다. 멀리서 봐도 풍경이 예사롭지 않은 절벽도 있다.

안동 하회마을만큼 유명하지 않은 것은 큰 인물이 없어서일까. 월아산 전설에 따르면 이곳 인근에서 큰 인물이 난다고 했으니 융성해질 미래를 기대한다.

433봉의 119 안내 표지목을 지나 구름 속으로 쑥 들어선다.

질매재 내려서는 길에 만난 넘어진 소나무.
■국사봉에서 만난 하늘 풍경

고도가 제법 높아지니 산 풍경이 제대로 나온다. 진달래 작은 봉오리가 빗물을 머금고 제법 유세를 한다. 망개나무 붉은 열매는 고혹적이다. 한 알 따 먹으면 신선이 될 성싶다.

비에 젖은 억새는 짙은 색으로 변했고, 천변 무쌍한 하늘은 헤아릴 수 없이 오묘하다. 앞서 가는 이의 뒷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고,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다.

국사봉을 알리는 정상석도 비에 젖었다. 진주 쪽 금호지에서 올라오는 산길이 뚜렷하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국사봉을 월아산으로, 장군봉을 장군대산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진주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모두 월아산으로 여긴다.

사실 1995년 금산면과 진성면을 잇는 지방도를 확장하면서 두 봉우리를 잇는 산맥이 끊겼다. 그런데 20년 만인 올해 진주시가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폭 15m, 길이 28m의 생태통로를 완성했다. 끊겼던 두 봉우리가 하나로 이어진 것이다. 명실상부 월아산은 하나가 되었다. 국토지리정보원도 이에 응답해야 한다.

전준배 산행대장은 옛사람들이 쓴 글에 따르면 "산은 주변 봉우리를 아우르는 개념이고, 봉은 하나의 봉우리를 뜻한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사봉이든 장군봉이든 다 월아산이다. 지리산의 천왕봉과 노고단을 굳이 다른 산으로 구분하지 않듯 말이다.

산불감시초소 아래에서 뜨거운 생강차를 마시고 기운을 냈다.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겨울비가 오고 있어 인간의 몸으로 오래 지낼 곳이 아니었다.

질매재까지 내달린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큰 소나무 하나가 넘어지다가 다른 나무에 기대 생존하고 있다. 기댈 곳이 있어 뿌리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남았다.
장군봉 능선에 있는 기묘한 돌탑.
■돌탑 보면서 오른 장군봉

생태통로엔 사람도 다니도록 배려해 놓았다. 통로를 건너자마자 질매재 쪽으로 살짝 내려선다. 능선을 잇기 위해서다. 철망에 문이 달려 있는데 지나고 나서 꼭 닫아주어야 한다. 동물들이 열린 문으로 내려서면 로드킬을 당할 수 있기에 그렇다.

장군봉 통신탑까지 포장된 임도가 있지만 외면한다. 남은 성씨 묘 뒤쪽으로 가면 능선을 고집할 수 있다. 물론 이내 임도를 만나고 또 '돌탑 가는 길'이라는 돌에 적힌 이정표를 따라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한다.

쉬어가라는 걸까. 잎갈나무가 노랗게 물든 기막힌 풍경이 보이는 조망바위가 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커다란 돌탑이 여러 개 있다. 여기서부터 장군봉까지는 참 고마운 길이다. 장군봉 일출은 가히 최고라고 한다. 남해 망운산, 하동 금오산, 고흥 팔영산, 광양 백운산을 잇는 운해의 파노라마 속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니 새벽에 다시 올 일이다.

통신탑으로 이어지는 포장 임도를 따라가다가 곧장 능선으로 접어든다. 임도를 벗어난 지 23분 만에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택해야 한다. 능선을 계속 고집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천룡사의 것으로 보이는 TV 안테나를 만나면 잘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멧돼지가 파헤친 무덤 몇 기를 지나 다소 희미한 길을 내려서면 용고미 마을이다. 도로를 따라 차량 회수를 위한 원점회귀는 20분 정도 더 걸으면 된다. 문의: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라이프부 051-461-4094.

글·사진=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진주 월아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진주 월아산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초보자용 앱 지도 다운받기 사용 방법

1.스마트폰(안드로이드폰 만 가능)의 'Play스토어'에서 오룩스맵(oruxmaps) 앱을 다운 받는다.

2.부산일보 홈페이지 산&길 기사에서 '초보자용 앱 지도 다운 받기'를 눌러 앱지도의 압축 파일을 스마트폰에 깐다.

3.'압축 풀기'(별도의 앱이 필요)를 하면 해당 산행지 폴더가 생긴다. 이때 폴더 안에는 2개의 파일이 있어야 한다.

4.이 폴더를 스마트폰의 오룩스맵(oruxmaps) 앱 안에 있는 '맵파일(mapfiles)'로 복사해 넣는다.

5.오룩스맵을 열어 '지도전환'을 찾은 뒤 '오프라인'에서 지도생성아이콘을 누른 뒤 해당 산행지를 클릭하면 부산일보 산&길 지도와 트랙이 화면에 나타난다.

6.산&길의 지도 위에 자신의 루트를 표시해 서로 비교하고 싶다면 오룩스맵 메뉴의 'GPX시작'과 '트랙레코딩 시작'을 차례대로 클릭한다. 걷기 시작하면 자신의 트랙을 표시하는 빨간 화살표가 움직인다.

[산&길] <534> 진주 월아산 산행팁
[산&길] <534> 진주 월아산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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