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쏠림 방지법 발의 배경] 여야 초월 수도권 잇속 챙기기 제동
국가예산의 수도권 편중을 막기 위한 법안이 추진되는 것은 입법부가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에 급제동을 건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20대 국회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구 의원 비율이 전체 지역구 의석의 48.2%에 달해 여야를 초월한 수도권 이기주의가 어느 때보다 우려된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구 의원
전체 의석의 절반 수준
예산 편중 막을 제도 시급
비수도권 단결 땐 통과 가능성
수도권 여야 의원들이 국회 개원에 발맞춰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법률안'을 공동발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도권 규제의 마지막 보루를 없애자는 이 법안은 지방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와 동시에 또다른 수도권 의원들도 지난 22일 수도권 규제의 한시적 해제를 담은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제출해 국가균형발전을 무시한 수도권 이기주의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도 수도권의 잇속 챙기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지역 국회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은 정부가 지방재정 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처럼 비판하고 있지만 속내는 지방교부세 2천500억 원을 비수도권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때 더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산안 심의에서도 목소리가 크고 숫자가 많은 수도권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은 인구가 많아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할 때 거쳐야 하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방에 비해 예산을 따내는데 유리하다. 거기다 수도권 지자체들과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영향력까지 감안하면 국비예산 및 기금의 수도권 편중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에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이 발의할 예정인 '수도권 중심 예산편성 방지 법안'(국가재정법 및 국가회계법 개정안)이 나름대로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매년 예산안 편성하고 결산서를 작성할 때 의무적으로 수도권에 미친 영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여야의 수도권 국회의원들이 반대할 것으로 예상돼 쉽게 예단하기는 곤란하지만 소속 정당을 떠나 비수도권 의원들이 힘을 모아 입법에 나설 경우 국회 통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부산 수영구청장 출신으로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의원은 "지자체장 출신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수도권 규제완화를 비롯한 수도권 이기주의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