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에 탈색 브리지… ‘탈출’ 주지훈 “직접 제안했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2일 개봉 영화 ‘탈출: 프로젝트’
‘자유 영혼’의 레커차 기사 연기
달리고 기고 불 뿜고 “최선 다해”
2편의 작품 제작·연출 준비 중

배우 주지훈이 12일 개봉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CJ ENM 제공 배우 주지훈이 12일 개봉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CJ ENM 제공

장발에 탈색 브리지, 기름때 묻은 점퍼와 해진 청바지를 입은 남자가 ‘한탕’ 하기 위해 재난 현장을 찾는다. 레커차 기사인 이 남자, 어느 차량부터 견인할까 ‘행복한 고민’을 하던 것도 잠시. 아수라장에 갇혀 오도 가도 못 하게 된다. 탈출을 위해 자신의 반려견을 안고 사력을 다해 뛰는 남자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치면 배우 주지훈의 흥미로운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다.

12일 개봉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에서 주지훈은 그야말로 ‘자유 영혼’을 가졌다. 그가 맡은 ‘조박’은 정석보단 잔머리에 능숙하고, 이성보단 본능과 감정에 충실하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주지훈은 “머리가 떡진 건 일부러 연출한 건 아닌데 계속 뛰고, 바닥을 기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웃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조박의 외모는 주지훈이 직접 제안했다. 낡은 레커차를 끌고 다니고, 주유소 직원인 척하며 남의 주유비를 챙기려고 하는 캐릭터 특징을 고려했다. 주지훈은 “돈을 아끼는 인물이라 귀찮아서라도 머리카락을 길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주유소에서 주기적으로 남의 돈을 챙기는 사람인 것 같아서 아예 주유소 조끼를 입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사람을 잘 믿지 않고, 반려견 조디에게만 유일하게 마음을 연 친구예요. 그런 점이 드러날 수 있도록 연기했죠. 강아지는 실제와 똑같이 만든 인형을 대부분 활용했어요. 화면으로 보면 진짜와 구분이 안 될 정도예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스틸컷. CJ ENM 제공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스틸컷. CJ ENM 제공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스틸컷. CJ ENM 제공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스틸컷. CJ ENM 제공

재난이 발생한 장소는 안개가 뿌옇게 낀 공항대교 위다. 이 장면은 대형 실내 스튜디오에 다리와 스모그를 실제처럼 구현해놓고 촬영했단다. 주지훈은 “실제로 도로와 차량을 진짜처럼 만들어놨다”며 “제작진이 그 넓은 공간을 스모그로 다 채우고 연기에 도움이 되도록 농도를 조절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뛰고 또 뛰었던 주지훈은 “나이가 들어가니 미세하게 관절 기능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며 “몇 년 전부터는 무릎에 보호대를 차고 액션 연기를 한다”고 웃었다.

조박이 위스키를 머금고 불을 내뿜는 장면과 좁은 트렁크 안에 몸을 구겨 넣는 장면은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다. 이 장면에 얽힌 뒷이야기도 들려준다. “호기롭게 직접 한다고 했는데 제 뇌는 무서웠나 봐요. 뿜어내는 압력이 생각보다 커져서 침샘 안으로 위스키가 들어갔대요. 위험하니까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해주겠다고 했는데 저는 가짜로는 못하겠더라고요. 될 때까지 직접 했죠. 트렁크 안에선 장장 5일을 연기했는데 정말 불편하고 힘들더라고요. 하하.”

주지훈의 데뷔작인 드라마 ‘궁’은 18년이 지난 지금도 온라인에서 하나의 밈(유행)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저는 데뷔 때부터 주연이었다”고 웃으며 “지금 그때의 제 모습을 보면 아들 같다”고 말했다. 지금은 연기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연출에도 관심이 있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단다. 주지훈은 “평소에 배우보다도 감독, 작가들과 사적인 시간을 많이 보낸다”며 “오컬트와 역사·액션 두 작품 정도 대본 작업을 마치고 투자배급사에 돌려놓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그는 “운이 좋다면 내년쯤 촬영해서 내후년쯤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어느 하나의 수식어를 가진 배우로 기억되기보단 그냥 흘러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최고가 되려고 아등바등하지 않고, 매 작품 최선을 다한 뒤 내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닥터 Q

    부산일보가 선정한 건강상담사

    부산성모안과병원

    썸네일 더보기

    톡한방

    부산일보가 선정한 디지털 한방병원

    태흥당한의원

    썸네일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