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오징어 게임’ 흥행은 봉준호 감독 ‘1인치 장벽’ 무너진 순간”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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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감독의 OTT콘텐츠 오픈토크

제26회 BIFF 영화와 드라마 만들기 오픈토크에 참석한 장항준 감독과 김성훈, 한준희 감독(왼쪽부터). 문경덕 인턴기자 제26회 BIFF 영화와 드라마 만들기 오픈토크에 참석한 장항준 감독과 김성훈, 한준희 감독(왼쪽부터). 문경덕 인턴기자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인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기억의 밤’(2017)을 만든 장항준 감독과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의 김성훈 감독, ‘D.P’의 한준희 감독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세 사람은 13일 오후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영화 만들기와 드라마 만들기’ 오픈토크 무대에 올라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대에 콘텐츠 재미와 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며 “지금까지 축적된 우리 콘텐츠의 경쟁력이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기억의 밤’ 장항준 감독 “세계적인 관심은 가슴 벅찬 일”

‘킹덤’ 김성훈 감독 “OTT 통해 언어 장벽도 극복”

‘D.P.’ 한준희 감독 “영화와 달리 클로즈업 과감히”


김성훈 감독과 한준희 감독은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을 연출한 공통점이 있다. 영화로 관객을 만났던 장항준 감독도 드라마 ‘후아유’를 안방극장에 선보인 경험이 있다. 또 ‘킹덤’ 시리즈를 쓴 김은희 작가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이날 세 사람은 OTT 플랫폼의 등장으로 변한 콘텐츠 포맷과 소비 방법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요즘 동료 감독들과 ‘영화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며 “소비 방식이나 콘텐츠 길이로 영화와 드라마를 구분하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 대한 새 정의가 필요하단 생각”이라며 “창작자 입장에선 콘텐츠를 그런 틀에 가두지 않고 콘텐츠 본연의 색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극장용 영화를 선보였던 실력 있는 충무로 창작자들이다. 김 감독은 영화 ‘끝까지 간다’(2013)와 ‘터널’(2016) 등을 연출했고, 배우 하정우와 주지훈 주연의 영화 ‘피랍’을 준비하고 있다. 한 감독은 영화 ‘차이나타운’(2014)과 ‘뺑반’(2018)을 연출한 경험이 있다. 한 감독은 “드라마 도전이 쉽진 않았다”며 “영화를 함께 만들었던 제작진과 드라마를 함께 만들었는데 모두 처음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영화에선 클로즈업 장면을 많이 안 썼는데, 작은 화면에서 보는 OTT 콘텐츠에는 정보를 전하려면 필요하겠더라”면서 “의도한 정보나 장소가 보일 수 있게 클로즈업을 많이 찍어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드라마와 영화의 문법은 확실히 다르다”며 “처음엔 드라마를 잘 모르니까 ‘긴 영화’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성질이 전혀 다르더라”고 했다. 그는 “영화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직진해야 한다면 드라마는 목표를 향해 전진하면서도 주변을 유랑하듯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선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한국 콘텐츠의 인기 비결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김 감독은 “충분히 경쟁력 있던 한국 콘텐츠들이 OTT를 통해 언어 장벽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지금껏 축적된 한국 창작자들의 저력이 이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지난해 오스카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말한 ‘1인치의 장벽’이 무너진 순간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한국 작품이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감독은 “한국 사회가 다이내믹해서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드라마도 재미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고, 장 감독은 “글로벌 OTT에서 한국 창작자들에게 지대한 관심이 있고 한국을 아시아의 전진기지 삼는다는 것이 가슴 벅찬 일”이라고 했다.

한편 감독들은 이날 BIFF에서 신설한 ‘온스크린 섹션’을 언급하며 극장 개봉하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색 표현이나 밝기 같은 미묘한 차이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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