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녹색채권 투자금 대거 몰렸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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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 3360억 원 모집
월이자 지급조건 등 장점 작용
발행액 3배 넘는 투자금 몰려
“부산은행 위상 재확인” 평가

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부산은행이 녹색채권으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채권 시장에서 발행 금액의 3배가 넘는 투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역은행의 채권은 통상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상품 경쟁력이 낮고 시중은행 ‘이름값’에 밀려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월 이자 지급 조건, 경쟁 상품 공백기 등이 맞아 떨어지며 돌풍을 일으켰다.

5일 부산은행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지난달 18일 발행한 5년 중도 상환 콜옵션이 부여된 신종자본증권이 발행 금액의 3배에 달하는 총 3360억 원을 모집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 판매는 증권사, 보험사 등에서 채권 구매를 위해 희망 금리와 신청 금액을 써내는 수요 조사 과정을 거쳐 금리가 결정된다. 부산은행은 공모 금리 폭으로 3.9~4.6%대를 제시했는데 투자금이 몰리며 금리는 연 4.37%로 확정됐다.

이날 기준 국고채 5년물 금리가 3.49%인 것과 비교하면 가산금리는 0.88%에 이른다. 5년 중도 상환 콜옵션은 사실상 채권 시장에서 5년 만기 상품으로 인식돼 채권을 구매하는 투자자들은 연 4.37% 이율로 5년간 자금을 예치할 수 있다. 부산은행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폐기물 처리 시설과 대기 오염 방지 시설 등 환경 개선 시설 자금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은행은 신종자본증권이란 이름의 사실상 채권을 발행하고 자금을 모은다.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돼 은행은 자본금을 확충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은행의 채권으로 금리 혜택도 볼 수 있다.

이번 채권은 일선 증권사 창구에서 신청이 쇄도했는데 최근의 시장 상황이 채권의 인기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증권사 창구에 개인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는 채권 상품이 부재한 상황에서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이 등판한 것이다. ‘큰손’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월 이자 지급 조건도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월 받은 이자를 재투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은퇴 이후 매월 고정적인 이자 수입을 원하는 고액 개인 투자자에게는 이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한 보험사의 보험 자금 계정에서는 400억 원어치 뭉칫돈이 연 4.10~4.30% 희망 금리가로 들어와 수요 예측 참여 금액만큼 증권을 받아 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흥행을 채권 시장에서 부산은행이 상품 경쟁력을 확인한 사례로 본다. 통상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은 시중은행에 더 자금이 많이 몰리면서 가산금리 0.5% 정도의 차이가 발생해왔다. 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AA-’로 동일하지만, 개인이 주요 투자자인 신종자본증권의 특성상 이름값이 반영된 탓이다. 가장 최근 발행된 신한은행 신종자본증권 금리 4.34%와 비교해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은 4.37%로 0.03%가 오히려 높다. 이번 흥행이 이러한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부산은행 김청호 자금시장본부장은 “최근 중동발 전쟁 리스크로 환율이 급등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금액을 모집하며 부산은행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선제적인 자기자본 확충과 안정적인 비율 관리로 은행 발행 채권의 신뢰를 높이고 시장에서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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