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전력반도체 국산화 중심기지로 키우겠습니다” [부산 혁신기업 열전]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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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엠제코 최윤화 대표

전력반도체 부산 이전 1호 기업
전기차 배터리 전력 소모 최소화
수냉식 전력반도체 패키지 개발
클러스터 발전에 허브공항 필수
지역 대학과 반도체 인재 양성
"5년 내 상장해 기술 알릴 것"

부산 이전 1호 반도체 기업 제엠제코 최윤화 대표는 “5년 안에 상장을 목표로, 전력반도체 부품 국산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이전 1호 반도체 기업 제엠제코 최윤화 대표는 “5년 안에 상장을 목표로, 전력반도체 부품 국산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을 전력반도체 국산화의 중심 기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어떤 분야든 선구자는 외롭다. 무엇을 하든 최초라는 명예를 얻지만, 늘 도전에 직면한다. 경기도 부천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1호 전력반도체 기업 제엠제코가 그렇다. 제엠제코는 부산시가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일반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파워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기업 중 하나다.

전력반도체 관련 부품 국산화의 선봉에서 서 있지만, 인력 수급, 행정적 규제 등 풍파도 존재한다. 제엠제코 최윤화 대표는 “엔지니어로서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5년 내 상장을 목표로 전력반도체 분야 전 세계 1위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력반도체가 뭐길래

반도체는 크게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나뉜다. 컴퓨터 부품과 비교해 설명하면, 전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드디스크 등 저장 장치를 뜻한다. 후자는 CPU를 뜻하며 연산을 실행하고 처리하는 제어장치를 말한다. 전력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으로 전자기기에 들어오는 전력을 변환, 분배 등 제어를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 충전기부터 전기차까지 전력반도체가 쓰이지 않는 곳은 없다. 최 대표는 “송배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력 손실을 줄이고, 수천만 가지 전자기기에 맞는 전압과 전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게 전력반도체”라며 “특히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가 전력반도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나오는 직류 전기를 모터를 구동하기 위한 교류로 전환하는 데도 전력반도체가 활용된다. 전력반도체의 성능에 따라, 전기차 모터를 더 빨리 돌리고 배터리 효율성을 높여 주행거리를 더 늘릴 수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가 전력반도체 내재화에 목을 매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 대표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토요타, 폭스바겐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각 완성차 브랜드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과정을 거쳐 개발된다”며 “토요타의 전력반도체를 현대차에 심는다고 해서 성능이 좋아질 수는 없다. 전력반도체의 90% 이상이 수입되는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면 전력반도체의 국산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력 반도체 국산화 ‘숨은 강자’

제엠제코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력반도체 분야 부품 국산화의 선봉에 서있다. 제엠제코는 전력반도체 관련 국내외 등록 특허만 150건에 달한다. 현재 83건은 출원 및 심사 진행 중이다. 제엠제코 주력 상품 중 하나는 SFDSC(Safety Dual Side Cooling) 패키지 모듈이다. 전력반도체 작동 시 소자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아주기 위한 수랭식 기술이 탑재된 패키지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할 때 제품에 발열이 발생하면 프로그램이 버벅대는 경우가 많다. 전력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열을 식히지 않으면 전력을 많이 사용하고, 배터리 소모량이 늘어난다. 최 대표는 “전력반도체는 열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방열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특허받은 전력반도체 구조물을 개발, 기술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엠제코는 전력반도체 소자의 연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인 클립을 알루미늄 와이어 대신 구리를 이용해 개발했다. 기본적으로 반도체는 전자제품에 그대로 투입되지 않고 패키징을 통해 탑재된다. 이 과정에서 인쇄회로기판이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데, 반도체 칩과 회로기판을 이어주는 부품이 필요하다. 클립이 그 역할을 한다. 최 대표는 “구리 클립을 활용하면, 더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전자기기에 적합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운 제엠제코는 해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생산 제품 90% 이상이 온세미, 유텍 등 글로벌 기업에 공급한다. 지난해 매출 150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수출 강소기업이다.

■클러스터 핵심은 가덕신공항

제엠제코는 전력반도체 관련 부산 이전 1호 기업이다. 지난 2020년 본사와 연구소를 부산으로 옮긴다는 내용의 MOU를 시와 체결한 이후, 2022년 10월 경기도 부천에서 부산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산단에 자리 잡았다. 제엠제코가 부산에 온 이유는 물류 허브와 인재 수급이라는 부산의 매력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은 수출을 위해 반드시 공항을 끼고 있어야 한다. 해상으로는 부식의 우려 때문에 운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크기가 작아 컨테이너에 실을 이유도 없다. 최 대표는 “복합물류 허브 공항으로 설계되는 가덕도신공항의 존재 자체가 반도체 기업에는 큰 이점”이라며 “가덕도신공항이 완성되면 수도권에 있는 반도체 기업들이 내려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제엠제코는 반도체 인재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제엠제코는 ‘우수 이노비즈기업 시상식’에서 고용 창출 등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 표창’을 받았다. 부산대 등 반도체 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취업 연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력반도체 기술에 대한 기초 이론과 산업체 근무 엔지니어들의 특강, 작업 현장 실습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인재들을 성장시켜 후학을 양성하지 않으면 우리가 가진 노하우도 사라진다”고 ““기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인재 양성은 필수”라고 말했다.

글·사진=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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