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C 개관… 일상의 공간으로 쑥 들어온 예술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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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생활 도자, 공예품 등
일상서 활용하는 작품 전시
집처럼 꾸며 더 친근한 공간
30일까지 고 박생광 전시도

박생광 ‘용’. RAC제공 박생광 ‘용’. RAC제공

예술은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따뜻한 위로를 준다지만, 여전히 공연 무대는 멀고 갤러리 문턱은 높게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사실 백여 개가 넘는 부산의 갤러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고 수준 높은 공연 역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저렴하게 볼 수 있다. 이제 예술은 생각보다 씬 더 가까이 친근하게 다가와 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길에 최근 개관한 갤러리 RAC(알앤씨)는 일상의 공간인 집 등에서 우리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달맞이에 많은 기존 갤러리와는 확실히 결과 색이 다르다.

RAC의 박현진 대표는 “목가구와 고가구, 디자인 가구 등을 비롯해 MZ 작가들의 감각이 돋보이는 생활 도자기, 공예 작가들의 아름답고 실용적인 공예품까지 우리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작품성, 실용성, 합리적인 가격까지 삼박자를 모든 갖춘 작품과 작가를 열심히 발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실 박 대표는 미술을 전공하고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후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갤러리를 운영한 미술 전문가이다. 현재도 파인 아트 갤러리를 계속 운영 중이지만 사람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예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부산 갤러리들이 공예와 가구 전시를 열기는 했지만.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도 아쉬웠다. 꾸준히 공예 작가와 감각있는 도예 작가를 발굴하며 이젠 시작해도 되겠다 싶어 RAC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갤러리 RAC의 내부 모습. 김효정 기자 갤러리 RAC의 내부 모습. 김효정 기자

갤러리 RAC의 내부 모습. 김효정 기자 갤러리 RAC의 내부 모습. 김효정 기자

지난 5월 중순 임시 오픈 형식으로 미리 문을 열었는데 사전 정보 없이 갤러리를 찾은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했고 6월 중순 본격적으로 판을 펼쳤다. 내부 공간구조를 아파트 거실과 비슷하게 꾸며서 가구를 자연스럽게 배치했고 탁자 위에 도예 작품과 생활 도자기를 올렸다. 관람객들이 가구와 도자기가 집과 어떻게 어울릴지 느껴보게 하고 싶어서다.


박래현 작가의 테피스트리 작품. 김효정 기자 박래현 작가의 테피스트리 작품. 김효정 기자

거실 섹션에는 고목으로 조선시대 가구를 만든 재현 가구가 놓였고 벽에는 박래현 작가의 태피스트리 작품이 걸렸다. 박 작가는 남편인 운보 김기창 화백과 함께 동양화의 전통적 개념을 타파하고 다양한 기법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뜨개질해서 만든 직조에 엽전, 철사, 목재 등 오브제를 연결한 작품은 기존 회화, 조소로 표현할 수 있는 특이한 작품이다. RAC 거실의 고가구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


공행재 작가의 금속 공예 작품들. 김효정 기자 공행재 작가의 금속 공예 작품들. 김효정 기자

RAC의 다른 공간은 ‘월간 크래프트’라는 프로젝트로 매월 공예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첫 주자는 부산의 금속 공예 작가인 공행재다. 공 작가는 구름 브로치 시리즈, 보석 사탕반지 시리즈 등이 유명하며, 이번 전시에선 기존 금속 공예 작품 외에도 한지를 활용한 새 작품들도 내놓았다. 한지를 꼬거나 뭉친 후 가볍게 붓 터치로 마무리했다.

박생광 ‘불상’. RAC제공 박생광 ‘불상’. RAC제공
박생광 전시 모습. 김효정 기자 박생광 전시 모습. 김효정 기자

RAC의 안방 공간은 유명 작가의 전시로 꾸미게 된다. 한국적 소재, 오방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한 고 박생광 작가의 작품으로 첫 전시를 준비했다. 2004년 부산 시립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연 후 처음으로 부산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박생광 작가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귀한 자리이다. 용, 호랑이, 불교, 무속 등을 소재로 한 대표 작품과 꽃, 새, 문화재를 그린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박 작가의 알록달록한 그림과 묵직한 맛이 있는 재현 고가구가 묘하게 대비되며 매력적인 공간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박생광 작가 전시는 30일까지이며 공행재 작가 전시는 7월 2일까지 열린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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