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성추행에 돈 갈취까지” 경남 진주서 학폭 발생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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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최근까지 학폭 이어져
돈 빌린 뒤 안 갚고 옷 강매까지
성희롱도…피해 학부모 공동대응

경남 진주시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피해사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피해사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해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폭행·성추행에 돈 갈취 등 피해 학생만 대략 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교육당국이 뒤늦게 조사에 나섰다.

23일 피해 학생 학부모와 진주 A 중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A 중학교 1학년 학생 다수가 2학년 4명으로부터 상습 학교폭력을 당했다.

입학 시기인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발생했으며 피해 학생은 확인된 수만 대략 30여 명에 달한다. 특히 A 중학교뿐만 아니라 인근 B 중학교 1학년 학생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취재 결과 가해 학생들은 문자나 DM 등을 통해 후배들에게 돈을 빌려달라며 돈을 받은 뒤 돈을 갚지 않았다. 또 게임 계정을 뺏어 마음대로 사용하고, 말을 듣지 않은 아이들은 학교나 공원 등에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상에서도 폭력이 이뤄졌다. 휴대전화를 뺐은 뒤 SNS와 문자 내용 등을 확인했으며, 특히 피해자 주변인들에게 고백이나 성적 농담이 담긴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날리기도 했다.

한 피해 학부모는 “아이의 휴대폰을 무심코 보다가 이상한 내용을 봤다. 너무 화가 났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이의 인격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문제 아닌가”라고 분개했다.

성희롱 피해를 호소한 학부모도 있다. 바지 성기 부분에 자신의 이름표를 부착해 인증샷을 찍게 했으며, 남녀 학생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남학생의 바지를 벗기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피해 학생들은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신고조차 하질 못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의 성적 수치심이 얼마나 컸겠나. 그럼에도 말도 못하고 끙끙 알았다. 작은 동네에서 동선이 워낙 겹치다 보니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다. 피해를 당한 아이들은 선배(가해 학생들)들을 만날까 무서워서 어딜 나가지도 못했다. 멀리 선배들이 보이면 도망쳤다고 하던데 부모로서 가슴이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A 중학교가 각 가정에 보낸 통신문. 금품 갈취를 조심하고 제보해 달라는 내용만 담겼다. 독자 제공 A 중학교가 각 가정에 보낸 통신문. 금품 갈취를 조심하고 제보해 달라는 내용만 담겼다. 독자 제공

교육당국의 뒤늦은 대응도 논란이다.

학교 측은 앞서 금품 갈취 정황을 파악한 상태였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았다. 이달 초 “학생 간 금품 갈취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했을 뿐이다. 결국 한 학부모가 나서 피해 사실을 알리자 20명 가까운 학부모들이 동참했고, 결국 학교 측도 적극 대응에 나선 상태다. 피해 학생들과 가해 학생들을 분리조치 하는 등 2차 피해 예방에 나섰으며,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추가 피해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처벌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A 중학교 관계자는 “최근에야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 학교를 조금만 더 신뢰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제대로 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한 피해 학부모는 “이미 몇몇 학생들이 학교에 제보를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이들은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단순히 사과 정도만 하고 넘어간다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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