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거리, 낯 뜨거운 전단 살포 기승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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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중앙동·동구 부산역 일대
불법 마사지 등 홍보 명함 방치
도시 미관 훼손·행인에 불쾌감
경찰·관할 지자체는 단속 ‘난색’

부산 중구 일대에 연일 살포되는 불법 마사지 홍보 전단. 독자 제공 부산 중구 일대에 연일 살포되는 불법 마사지 홍보 전단. 독자 제공

‘부산 경남 타이특공대’ ‘출장 스웨디시 가능’ ‘20대 S급 관리사’.

지난 21일 오후 8시 30분. 부산 중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 인근 먹자골목에는 선정적인 문구와 함께 낯 뜨거운 옷차림의 여성 사진이 인쇄된 명함이 길바닥을 뒤덮고 있었다. 중앙동의 한 상인은 “해 떠있는 시간에도 꼴사나운 전단물이 그대로 방치돼 있어서 오가면서 치우기 바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중앙동 일대에 불법 마사지 홍보 전단이 연일 뿌려지고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행인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경찰이나 지자체는 뚜렷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점에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중앙동 일대 호텔·상가들은 불법 마시지 홍보 전단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이 지역은 외국인을 비롯한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지역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불법 마사지 홍보 전단 무차별 살포는 중앙동 뿐만 아니라 부산 동구 부산역 일대 등 주요 관광지마다 빠지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이들 관광지에 숙박업소들이 몰려 있다 보니 불법 마사지 업자들이 숙박객들을 노리고 전단 살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호텔 측과 상가 점주들은 수년 전부터 시작된 전단지 살포가 최근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호소한다. 특히 상인들은 부산 주요 관광지 분위기와 미관에 큰 손상을 입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 때 잠시 잠잠하다가 코로나 엔데믹 이후부터 1년 사이 전단 살포가 더욱 심해졌다”며 “호텔 이미지를 생각해 따로 청소를 하고는 있지만 청소를 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평일, 주말을 가릴 것 없이 하루에 100~200장 정도가 쓰레기처럼 쌓이고 있어 대처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들이어서 안전사고 우려도 있다. 명함 형태의 전단지 특성 상 미끄러운 재질로 제작돼 보행 사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장마철이다 보니 바닥 여기저기에 뿌려진 전단지에 행인이 미끄러지는 사고도 날 수 있다. 중앙동에서 일하는 30대 김 모씨는 “출퇴근 시간에 정신없이 이동하다가 자칫 실수로 물기를 머금은 전단을 밟으면 미끄러워 위험하다”며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데 가끔 이 곳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부끄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은 남성여고, 동주여고 등 인근 고등학생들의 아침 등굣길이기도 하다.

관할 경찰과 지자체는 적극적인 단속에는 손을 놓은 채 난색만 표하는 실정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선 광고주인 실제 불법업소 운영자를 찾아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업소 관계자와 접촉하려면 대포폰 번호를 수차례 역추적해야 하는 등 수사가 까다롭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법령도 관련 범죄를 약하게 규율하고 있을 뿐더러, 전단지 살포 건으로 형사 입건을 하기에도 현장 사정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들도 잇따르는 민원에도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지만 업자들이 대포폰을 사용해 번호를 바꾸는 등의 수법을 써서 완벽히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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