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생명 앗아간 부산 강서구 교통사고 수사 난항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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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공사 중 승용차 현장 덮쳐
CCTV 영상·블랙박스 등 없어
추돌 여부 목격자 진술도 엇갈려

지난달 30일 조경 작업자 등 3명이 숨진 부산 강서구 대저동 차량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달 30일 조경 작업자 등 3명이 숨진 부산 강서구 대저동 차량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강서구 한 조경 공사 현장에서 3명이 숨진 교통사고(부산일보 10월 31일 자 10면 보도)를 조사 중인 경찰이 당시 모습을 제대로 비추는 CCTV 영상과 블랙박스가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사고 차량이 현장을 덮치기 전에 1차 추돌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은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아 사실 관계 확인에 어려움이 있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30일 강서구 대저동 한 도로 조경 공사 현장에서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 지점을 제대로 비추는 CCTV와 블랙박스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사고 현장 반대편 한 상가에서 CCTV 영상을 확보했지만, 사고 현장과 거리가 멀어 사고 순간이 명확하게 담기진 않았다. 사고 차량 블랙박스는 파손 정도가 심하고, 전원도 뽑혀있어 디지털 포렌식으로 사고 순간을 담은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목격자들 진술도 엇갈린다. 한 사고 목격자는 “아우디 차량이 빠른 속도로 돌진해 작업자들을 덮치고 크레인을 들이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 반대편에서 공사 작업을 하던 또 다른 목격자는 “쾅 하는 소리가 나고 3~4초 뒤 아우디 차량이 크레인을 들이받으면서 더 크게 쾅 소리가 났다”며 “첫 번째 쾅 소리가 난 이후 범퍼가 깨진 차량이 사고 현장을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 아우디 차량이 작업 현장을 덮치기 전 추돌사고가 있진 않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아우디 차량이 조경 작업 현장을 덮치기 전 1차 사고가 있었을 가능성은 낮지만, 여러 상황을 열어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며 “사고 현장을 지나던 운전자들에게 연락해 블랙박스를 확보하는 중이고, 차량 제동 여부와 속도 등 사고 경위를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고를 당한 작업자들은 부산시 건설본부가 발주한 조경 작업을 하던 용역업체 직원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다른 작업자들이 화단에서 나무 식재 작업을 하던 중이었고, 신호수와 안전관리자 2명만 도로 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고용 관계와 부산시 건설본부가 작업 현장에서 안전관리 수칙을 준수했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후 3시 20분께 부산 강서구 대저동 한 도로에서 70대 남성 A 씨가 몰던 아우디 차량은 나무를 심으려고 3차로에서 작업 중이던 30대 신호수와 50대 작업자를 덮쳤다. 차량은 이후 도로에 정차한 5t짜리 크레인을 들이받고 멈췄다. 이 사고로 운전자 A 씨와 신호수, 작업자 등 3명이 모두 숨졌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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