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힐링" 부산 제1호 민간정원에 ‘F1963' 선정
대나무숲 ‘소리길’ 등 3개 테마 정원으로 구성
시 “민간 정원 가치 공유·정원문화 확산 기대”
도심 폐공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F1963’의 야외정원이 부산시 제1호 민간 정원으로 등록됐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자리한 F1963은 폐공장인 고려제강 옛 수영공장을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고려제강 공장이 처음 지어진 1963년과 공장(Factory)의 ‘F’를 합친 단어다. 2008년 이후 고려제강 창고로 사용되던 공간이 2016년 부산비엔날레 특별 전시장으로 활용돼 17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이후 복합문화공간으로 이름을 알렸다.
부산시 최초로 등록된 민간 정원인 ‘F1963 정원’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성됐다. 공장에서 생산하던 와이어로프를 연상시키는 대나무숲인 ‘소리길 정원’, 폐수처리장에서 생태정원으로 변신한 ‘달빛가든’, 번잡한 도심과 단절되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단풍가든’ 등 3개 테마로 구성됐다. 다양한 정원식물과 수경시설, 휴게시설이 어우러져 정원별로 제각각의 특색을 갖추고 있다.
F1963은 정원 이외에도 전시, 음식점, 서점, 도서관, 카페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민들에게 정원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민간 정원으로 지정되면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되며, 식물의 보존과 증식 등 정원 운영·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 받을 수 있다. 민간 정원은 법인이나 단체, 개인이 운영하는 정원인 만큼 개방 여부와 상관없이 지정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힐링이 사회적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개인적 공간에 대한 욕구 충족과 치유 등 정원이 가진 긍정적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앞서 시는 공공기관이 조성·운영하는 생활정원으로 옛 시장 관사인 도모헌의 소소풍 정원을 지정했으며, 일상 속 정원문화 정착을 위해 지역 내 민간 정원 발굴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F1963은 문화공간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아름답고 잘 가꾸어진 정원으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져 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며 “제1호 민간 정원 선정을 계기로 정원의 아름다움과 효용을 공유하는 정원문화가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