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홀대 논란' LG 농구단에 31억 지원키로
NC 연고지 이전 압박에 1300억 지원
그간 연고지 고수해 온 농구단 '설움'
창원실내체육관에 31억 투입하기로
개선 시급한 전광판·화장실 등 손봐
LG 세이커스 팬들이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LG 세이커스 제공
속보=경남 창원시가 30년 가까이 의리를 지킨 프로농구 LG 세이커스의 노후 홈구장 개보수에 착수한다.
창원시에서는 이전을 시사하며 연고지 압박에 나선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에 1300억 원이 넘는 파격 지원안이 나오자, 농구 팬을 중심으로 LG 홀대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에 반응해 창원시는 LG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창원실내체육관 시설 개보수 지원계획을 12일 발표했다. 총 31억 원을 들여 체육관 내 전광판과 화장실을 교체하고, 즉시 도입이 가능한 선수 우선 주차구역을 지정하겠다는 게 창원시의 방침이다.
그러나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 왔던 노후 전광판 교체나 화장실 확장 등은 이번 2025-2026시즌에는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창원시는 14억 원을 투입해 내년 비시즌에 전광판을 교체한다. 점수 전광판 위치를 1층에서 3층으로 옮기고, 메인 전광판은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 충족되도록 새로 설치한다.
현재 창원체육관에 설치된 전광판은 출전 선수 12명의 이름도 모두 화면에 띄우지 못해 출전 중인 선수 5명의 이름만 송출되고 있다.
창원시는 추가로 17억 원을 들여 2027년까지 체육관 내 화장실 17개도 뜯어고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장실 내 천장재와 환풍기, 전등, 위생기기 등을 갈아치우고 남자 화장실 2곳은 여자 화장실로 변경한다. 그간 창원실내체육관은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비율이 같아 여성 팬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이날 창원시 측은 “3년 전부터 창원체육관 시설 개보수에 27억 원 상당을 지원했으며 이번에는 LG 측과 논의 과정에서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사안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농구단 지원 계획 발표에 대한 삐딱한 시선도 적지 않다. 프로야구 지원안 발표 이후 프로스포츠 전반에 걸친 부실한 창원시 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부랴부랴 내놓은 대응책이란 반응이다.
앞서 창원시는 지난 3월 국내 프로야구 최초 관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뒤 ‘연고지 이전’ 카드를 꺼내 든 NC에게 20년간 1364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시 관계자는 “LG 농구단을 등한시하고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계속 소통하면서 지원,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부분들을 차차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