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요산문학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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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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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심사위원회의가 13일 오후 부산일보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조갑상 조설가, 하상일 동의대 교수, 황국명 문학평론가, 정찬 소설가, 구모룡 문학평론가가 참가했다. 정종회 기자 jjh@ 제43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심사위원회의가 13일 오후 부산일보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조갑상 조설가, 하상일 동의대 교수, 황국명 문학평론가, 정찬 소설가, 구모룡 문학평론가가 참가했다. 정종회 기자 jjh@

올해 요산김정한문학상 심사에는 다섯 권의 장편소설이 최종 대상에 올랐다. 후보작들은 역사와 소설의 결합을 통해 시대의 상처와 고통을 헤쳐나가는 소설적 진실을 탐색하거나, 기억을 현재화하는 시간의 의미, 그리고 개인의 상처가 지닌 상징성을 통해 인간을 읽어내고자 하는 깊이 있는 서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신종국의 <그 섬의 별들에게>는 1960년대 중후반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궁핍한 시대를 살았던 한 소년의 성장소설로, 슬픈 가족사를 배경으로 외부의 폭력을 견디는 동시에 스스로 폭력을 자행했던 시대의 모순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천명관의 <아코디언>은 한국전쟁 직후 앵벌이로 살아남은 아이들의 비극적 이야기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들의 서사가 아코디언의 상징성으로 구현되는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은희경의 <시간의 감촉>은 같은 해에 태어난 두 자매의 기억 속 삶의 풍경과 노년의 길목에서 맞이하는 ‘첫’ 순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질병, 죽음, 사랑, 가족 등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었다. 이화경의 <비밀구락부>는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의 격랑을 배경으로, 개인의 삶과 이익에 따라 역사의 부침을 겪었던 시대의 모순을 한 여성의 비극적 삶을 통해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왔다. 구병모의 <절창>은 상처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이야기로, 미스터리, 판타지, 메타픽션적 요소를 뒤섞은 듯한 개성적인 서사의 힘과 문체의 깊이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심사 대상에 오른 다섯 편의 작품 모두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어서 쉽게 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하기 어려웠다. 여러 차례 논의와 숙고의 과정을 거쳐 <절창>을 제43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절창>은 타인의 상처에 손을 대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여성의 이야기이다. 누군가의 상처를 통해 기억과 생각,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는 설정은 매우 비현실적이지만, 역설적으로 인간관계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색하는 독특한 서사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읽기’인데,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를 읽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실패와 왜곡의 의미를 주목한다는 점이 상당히 문제적이었다. 실험적인 서사와 심리적인 문체 등 요산 소설의 서사 문법과는 다른 점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고, 이제는 요산 소설을 뛰어넘는 새로운 서사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구병모 소설가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 소설의 새로움을 건강하게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감당해주길 기대한다.

심사위원: 구모룡, 조갑상, 정찬, 황국명, 하상일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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