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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영포티와 2030 세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영포티와 2030 세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영포티와 2030 세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영포티와 2030 세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영포티’는 한 때 젊은 감각으로 일하고 자기관리를 잘하던 중년 세대를 뜻했고, 긍정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영포티는 부정적인 사회적 용어로 변모했다. 반복적인 노출과 미디어 확산을 거치며, 이 말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넘어 태도와 사회적 위치를 평가하는 언어로 이동했다. ‘젊은 감각’으로 읽히던 모습은 ‘젊어 보이려는 안간힘’으로 해석되고, 적극적 소비는 ‘기득권적 여유’로, 자기관리는 ‘과시’나 ‘허세’로 의미가 전환되었다.
이러한 부정적 해석은 개인의 취향이나 성향을 넘어 행동 양식과 태도 전반으로 확장되어, 결국 영포티는 ‘언행불일치’ ‘내로남불’ ‘꼰대’와 같은 도덕적 비난의 표적으로까지 호출되고 있다. 이 책은 한 때 장려되던 삶의 방식이 왜 어느 순간부터 비난의 표적으로 전환되었는지 분석하고, 이를 통해 세대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영포티 세대는 자산 경로에 진입하는 기회의 창을 통과한 마지막 세대에 가깝다. 반면 2030 세대는 진입 이전에 가격이 폭등해 버린 시장과 동시에 강화된 규제 속에서 출발했다. 같은 노력을 해도 같은 결과에 도달할 수 없는 구조였다. 코로나 팬데믹은 이미 존재하던 자산 경로의 격차를 단기간에 증폭시켰다. 2030 세대는 노력과 보상이 연결된다는 전제가 흔들렸고, 같은 규칙 아래 경쟁하고 있다는 믿음이 무너졌다. 좌절은 개인의 실패로 수렴되지 않고 ‘불공정’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전환되었다. 그 분노는 정책과 구조를 향하지 못했고, 대신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대상, 영포티로 향했다.
2030 세대의 시선에서 포티는 ‘이미 통과한 세대’다. 주거, 자산, 직장 내 지위, 사회적 네트워크 등 주요한 삶의 관문을 먼저 지나온 존재이자 동시에 아직 내려오지 않은 세대이기도 하다. “왜 저 자리가 아직 비어 있지 않은가”라는 의문은 계속될 불균형의 예고처럼 읽힌다. ‘이미 가진 자’이면서 동시에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자’로 불리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이 같은 2030 세대의 분노가 최상층으로 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곳이 이미 도덕적 판단의 영역 밖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상층의 결정권자는 ‘멀리 있는 존재’이거나 ‘이미 굳어진 현실’로 인식된다. 반면 중간층은 여전히 선택과 태도의 문제로 평가된다. 2030 세대의 분노가 최상위까지 닿지 않으면 구조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갈등은 반복되지만 방향은 늘 같다. 포티를 둘러싼 조롱과 비난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결정권이 모여있는 중심은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 분노가 구조 변화를 향한 동력이 되지 못하니, 내부 갈등 속에서 소모되고 세대 갈등은 같은 지점을 맴돌 뿐이다.
영포티를 향한 분노와 세대 갈등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사람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산이 축적되는 경로, 진입이 차단되는 방식, 권력이 재생산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갈등은 언제든 다른 이름으로 되돌아온다.
결국 판을 바꾸고 그 판을 읽는 방식까지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제도는 판을 바꾸고, 인식은 그 판을 읽는 방식을 바꾼다. 둘 중 하나가 비어 있으면 갈등의 형태만 바꿔 반복된다. 세대 갈등은 감정의 충돌이 아니라 구조와 감각이 엇갈릴 때 발생하는 긴장이다. 그 엇갈림을 조정하지 않는 한, ‘영포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름만 달라질 뿐, 같은 자리는 다시 채워질 것이다.
2030 세대가 겪는 불안은 개인의 감정이나 일시적인 동요로 설명될 수 없다. 노력과 보상이 구조적으로 단절된 환경, 출발선이 다른 시스템, 한번의 실패가 회복 불가능한 결과로 이어지는 조건 속에서 그들의 저항은 차라리 합리적인 대응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 이들 세대를 위한 안정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정 세대를 위한 특혜가 아니라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의무이다.
저자가 분석한 문제점과 해법은 완전히 새로운 이론은 아니다. 다만 인물과 상황을 설정해 쉽고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인식시키고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제시한 것은 칭찬할 부분이다. 임수현 지음/다반/328쪽/1만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