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무역항 2026’ 첫 항해 마쳤다… 작품 89점 투명하게 ‘출항’

나흘간 1500명 방문, 총 1880만 원 판매 성과
‘예술 유통 라벨’로 가격·수익 배분 실시간 공개
30만~50만 원대 소품 중심 거래…방정아 완판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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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블루포트2021에서 6월 25~28일 열린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 전경. 심도시각 제공 부산 영도구 블루포트2021에서 6월 25~28일 열린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 전경. 심도시각 제공
브이아이피 투어 모습. 심도시각 제공 브이아이피 투어 모습. 심도시각 제공

속보=미술 유통의 투명성을 실험한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이 지난 25~28일 나흘간의 첫 항해(부산일보 6월 24일 자 18면 보도)를 순조롭게 마쳤다. 콘텐츠기획사 (주)리멘이 주최하고 심도시각이 주관해 부산 영도구 블루포트2021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총 1500명의 관람객이 찾았으며, 작품 89점이 새로운 소장자를 만나 총 1880만 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소규모에 가까운 출발이지만, 유통 구조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예술 유통 라벨’로 가격·수익 배분이 실시간 공개된 전시장 내 화면. 김은영 기자 key66@ ‘예술 유통 라벨’로 가격·수익 배분이 실시간 공개된 전시장 내 화면. 김은영 기자 key66@
작품 옆에 붙어있는 QR 코드를 찍으면 나오는 화면. 김은영 기자 key66@ 작품 옆에 붙어있는 QR 코드를 찍으면 나오는 화면. 김은영 기자 key66@

작품은 작가의 작업실을 떠나 전시장에 ‘정박’한 뒤 관람객과 만나는 ‘통관’을 거쳐 새로운 소장자에게 ‘출항’하는 구조로 이동했다. 이번 페어는 특히 판매 과정의 공개라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에 집중했다. 작품마다 가격과 수익 배분을 명시한 ‘예술 유통 라벨’을 부착하고, 작가와 운영 측의 수익 배분 구조(70:30)를 실시간으로 드러냈다. 다만 이러한 투명성의 실험은 자연스럽게 가격 접근성 중심의 소비를 유도하는 양상과도 맞물렸다. 실제로 작가들은 소품 위주의 작업을 다수 선보였고, 30만~50만 원대 작품이 거래의 중심을 형성했다.

방정아의 경우 개막 첫날 출품작 7점이 모두 ‘출항’했다. ‘봄의 울퉁불퉁’ 시리즈 3점과 함께, 폐스티로폼에 아크릴로 작업한 2026년 신작 ‘시그널’, ‘튀어나오는 눈물’, ‘일장춘몽’ 등 이번 페어를 위해 선보인 작업도 주목을 받았다. 임소영의 제주 풍경 사진 역시 6점이 판매됐다. 이 밖에도 이수영 4점, 심성아 3점, 강은경·김경화·정시네 각 2점이 판매됐으며, 구헌주, 김대홍, 김진주, 문지영, 문지현, 안소영, 전지, 조재임, 홍석진은 각각 1점씩 새 주인을 찾았다. 오미자(김성진, 김학수, 박주호, 유명희, 이가영) 그룹 역시 작품을 고르게 판매했다.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 2층에 전시된 방화선(전북 무형유산 선자장)의 부채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 2층에 전시된 방화선(전북 무형유산 선자장)의 부채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 2층에 전시된 배무삼(부산 무형유산 지연장)의 연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 2층에 전시된 배무삼(부산 무형유산 지연장)의 연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부산 영도구 블루포트2021에서 6월 25~28일 열린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부산 영도구 블루포트2021에서 6월 25~28일 열린 아트페어 ‘예술무역항 2026’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무형유산 특별 항로에서는 방화선(전북 무형유산 선자장)의 부채 20점과 배무삼(부산 무형유산 지연장)의 연 8점이 판매됐다. 또한 수수료가 적용되지 않는 10만 원 이하 작품 23점도 거래됐다. 당초 ‘정박-통관-출항’ 매뉴얼에 따라 즉시 인도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했으나, 일부 작품은 전시를 위해 마지막 날까지 현장에 남겨졌다. 이는 ‘거래’와 ‘전시’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라는 과제를 남긴다.

김경화 X 김학수(오미자) 작가 토크 모습. 심도시각 제공 김경화 X 김학수(오미자) 작가 토크 모습. 심도시각 제공
협력 큐레이터인 징조프로젝트(김정훈)가 도슨트로 참여한 '출항 브리핑 세일' 모습. 심도시각 제공 협력 큐레이터인 징조프로젝트(김정훈)가 도슨트로 참여한 '출항 브리핑 세일' 모습. 심도시각 제공

전시에 참여한 조재임 작가는 “작가가 다 채우지 못한 부분에 가치를 더해주는 분들이 있기에 감사하다”고 밝혔고, 이수영 작가 역시 “반가운 사람들과 멋진 작품, 공연을 만나 행복했다”고 SNS를 통해 전했다. 작가 토크와 북 토크, 네트워크 파티 각 1회, 그리고 기획자, 협력 큐레이터, 도슨트가 함께 참여한 ‘출항 브리핑 세일’이 총 6회 열려 호응이 좋았다. 최민영 총괄 기획자는 “첫 항해에서 89점의 작품이 새로운 소장자를 찾은 것은 지역 예술가의 창작이 실제 시장과 연결될 수 있음을 확인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투명한 유통 구조와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미술시장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투명성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시도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혹은 지역 미술 유통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운영 방식과 시장의 응답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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