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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을 낸 홍명보 전 감독이 일부 선수들과 함께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을 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입국장에서 팬들이 현수막을 들고 항의를 표시하고 있다.연합뉴스
“홍명보 나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축구 대표팀이 팬들의 원성과 항의를 받으며 귀국했다.
홍명보 감독과 축구 대표팀 선수 9명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전날 멕시코 현지 훈련장에서 사퇴를 선언한 홍 감독과 함께 조현우(울산), 김민재(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백승호(버밍엄시티), 김문환(대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설영우(즈베즈다), 오현규(베식타시)가 이날 먼저 돌아왔다.
홍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조별리그 1승 2패(승점 3)로 A조 3위에 그쳤다. 조 3위 12개국 중 8위 안에 들어야 32강에 진출하는 ‘희망 고문’ 끝에 결국 토너먼트에 들지 못한 채 귀국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에서 졸전 끝에 0-1 패배를 당할 때부터 홍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이후 32강 진출 실패가 확정되자 그 강도는 더욱 거세졌다.
대표팀이 새벽 3~4시대에 입국했음에도 현장에는 300명 넘는 팬과 유튜버 등이 몰렸고, 비행기 도착 소식이 알려진 뒤 홍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입국장엔 고성이 터져 나왔다. “홍명보 나가” “연봉 반납하라” 등 고성과 욕설, 북소리 등으로 입국장은 소란스러웠다.
12년 전에도 홍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 입국장에선 팬들이 ‘엿’을 던지며 조롱했다. 이번엔 엿은 등장하지 않았다.
‘팬들에게 하실 말씀 없나’ 등 취재진 질문에 홍 감독은 특별한 답을 하지 않은 채 입국장을 빠져 나갔다. 일부 팬은 “홍 감독이 사퇴를 발표하는 멕시코 현지 기자회견에서도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이날도 아무 말이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대표팀 귀국을 앞두고 인터넷상에는 홍 감독에 대한 신변 위협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으나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홍 감독과 선수단이 떠나고서 40여 분이 지난 뒤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다른 항공편을 통해 귀국했다. 한 남성이 정 회장 쪽으로 ‘개껌’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을 던진 것으로도 전해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원정으로 치른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공항 귀국 행사 없이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선수들이 7월 1일까지는 모두 귀국할 예정인 가운데 ‘캡틴’ 손흥민(LAFC)은 “다시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고 약속했다.
손흥민은 30일 오전 자신의 SNS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면서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별리그 탈락 이후 손흥민이 공개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손흥민은 “가장 먼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저 역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만약 이런 경기를 지켜봤다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네 번째 월드컵을 치른 손흥민은 다시 일어서겠다는 다짐으로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저는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 저를 필요로 하실 때까지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다시 잘 준비해 보겠다"고 밝혀 2030년 월드컵 도전의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