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쏠림에 소외된 부산 상장사 ‘초라한 성적표’

코스피 9000P 뒤에 가려진 그늘
제조업 중심 부산 상장사 찬바람
전국 시총 86.8% 급성장할 때
부산 기업은 -1.79% ‘역성장’
방산·원전·전력기기 업종 주력
울산·경남 기업은 상대적 선전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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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5% 가까이 급락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02포인트 내린 7,656.31,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5.84포인트(1.87%) 내린 831.23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5% 가까이 급락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02포인트 내린 7,656.31,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5.84포인트(1.87%) 내린 831.23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코스피 9000 돌파라는 사상 최고 수준의 강세장을 연출하는 등 활황이 계속됐지만 부산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I·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 속에 자동차부품·조선기자재·기계 등 전통 제조업 비중이 높은 부산 기업들이 소외되면서 전국 대비 부산 상장사의 시총 비중도 크게 축소됐다. 울산과 경남의 경우 방산·원전·전력기기 같은 주도 업종을 통해 증시 활황의 수혜를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부산 지역 산업의 위상이 한층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부산 지역 상장사 81곳(코스피·코스닥·코넥스, 5월 본사 등기 이전 HMM 제외)의 시총은 27조 6828억 원으로 지난해 말(28조 1796억 원)보다 약 4968억 원(1.79%) 감소했다. 이 기간 국내 주식시장 전체 시총은 3986조 6000억 원에서 7446조 8000억 원으로 약 3460조 원(86.8%) 늘어, 전국 대비 부산의 시총 비율은 0.71%에서 0.37%로 반토막 났다. 이 기간 코스피는 4214.17에서 8476.48로 배 이상 급등했고, 코스닥은 925.47에서 916.18로 약 1% 내렸다.

부산 기업 대다수는 상반기 상승장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부산 상장사 중 시총이 감소한 기업은 58곳으로 71.6%나 됐다. 시총이 증가한 기업은 19곳(23.5%)에 그쳤고, 4곳은 변동이 없었다. 시총이 늘어난 기업보다 줄어든 기업이 세 배 가까이 많았다는 점에서 지역 상장사의 체력이 전국 증시 흐름과는 크게 엇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상장사 중 반도체와 에너지 기자재 관련 기업은 선전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부품업체 리노공업은 시총이 39.3% 증가한 6조 4018억 원으로 BNK금융지주를 2위로 밀어내고 부산 상장사 시총 1위에 올랐다. 배관 이음쇠 제조업체 태광과 성광벤드도 각각 10.9%, 8.4% 상승했고, 풍력발전 부품업체 태웅은 16.3% 늘며 부산 시총 상위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일부 종목의 선전에도 부산 상장사의 전반적인 부진은 뚜렷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35개사 중 시총이 증가한 기업은 8곳(22.9%), 코스닥은 45개사 중 11곳(24.4%)에 불과했다. 시총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기업은 50곳에 달했고, 특히 감소율 상위 10개사 중 8곳이 코스닥 상장사였다. 중소·중견 제조업 중심인 부산의 코스닥 상장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특히 시총 감소율 상위 50개 기업 중 60%, 상위 10개 기업 중 80%가 코스닥 상장사로 나타나 코스닥 상장사와 중소·중견 제조업 중심의 지역 산업 구조가 올해 대형주 중심 증시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금양 등 5개사의 상장폐지가 현실화되고,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동전주와 시총 미달주에 대한 퇴출이 본격화되면 부산 상장사들의 시총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에서 기준 시총 300억 원에 미달하는 부산 상장사는 3곳이며, 코스닥 2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5곳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AI와 반도체, 대형 성장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산업 구조의 차이가 부산 지역 상장사의 성과를 갈랐다고 분석한다. 동남권 가운데 울산과 경남이 방산·원전·전력기기 등 시장의 주도 업종과 관련 산업 기반을 보유해 증시 활황의 수혜를 받았다는 점에서 권역 내 차이도 뚜렷했다.

BNK투자증권 김성노 리서치센터장은 “조선과 기계 등 대형주들의 주가가 상반기 많이 빠지면서 부산의 기자재와 부품주 주가도 많이 빠졌다”며 “반도체 등 일부 주도주 장세에서 전통 제조업 기반의 부산 상장사들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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