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블랙데이’ 악성민원 희생자 추모… 공무원 사회 ‘검은 물결’

김포시 공무원 사망 사건 계기
지자체 일부 신상 비공개 전환
부산 등 하루 검정 옷차림 출근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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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한 동료 공무원을 추모하기 위해 부산 지자체 공무원들이 검은색 옷차림으로 출근에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제공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한 동료 공무원을 추모하기 위해 부산 지자체 공무원들이 검은색 옷차림으로 출근에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제공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퇴직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공무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블랙데이’로 지정된 이달 29일, 부산을 포함한 전국 지자체에서는 검은 물결이 이어졌다. 이날 공무원들은 사망한 동료 공무원을 추모한다는 의미로 검은색 차림을 맞춰 입고 출근에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29일 오후 서울 태평로에서 ‘악성민원 희생자 추모 공무원 노동자대회’를 연다고 이날 밝혔다. 노조는 이날을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동료 공무원을 추모하는 날인 ‘공무원 블랙데이’로 지정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고인은 신상과 연락처를 불특정 다수에 공개하는 이른바 ‘좌표 찍기’를 동반한 악성민원에 시달렸다”며 “악성민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민원 현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불행한 사태가 언제 어디서든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집회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공무원들도 추모에 동참하는 의미로 검은색 상의를 착용한 채 출근했다. 오전 10시 부산 전 구청에서는 사망한 동료 공무원을 추모하는 묵념 방송도 진행됐다.

이날 공무원들의 공동 행동은 지난달 경기 김포시의 9급 공무원 A 씨의 사망 사건으로 촉발됐다. A 씨는 도로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면서 민원이 쏟아졌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공사를 승인했다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번호 등이 공개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해운대구, 부산진구 등 전국 지자체 일부가 홈페이지에 공개된 직원 신상을 비공개로 돌리고, 부산에서는 16개 지자체 가운데 중구, 부산진구, 해운대구 등 7개 구가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추승진 부산지역본부 정책부장은 “공직사회의 민원 처리 창구가 불명확하고, 공무원 수가 부족한 현재 상태가 유지되는 이상 악성민원 피해 공무원은 끊임없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들의 안전이 보장되고 행정 처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안전요원의 배치와 시나 행정안전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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