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 구단 첫 비FA 다년 계약 ‘5년 90억’
두 시즌 연속 10승 ‘토종 에이스’
FA 자격 1년 앞두고 파격 계약
금액도 이대호·손아섭 이어 3위
10승 이상 국내 선발 투수 필요
FA 자원 부족에 최선 선택 평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토종 에이스’ 투수 박세웅(27)이 롯데와 5년 더 동행한다. 박세웅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 않은 롯데 선수로는 처음으로 다년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는 26일 투수 박세웅과 계약 기간 5년, 계약 총액 90억 원(연봉 70억 원, 옵션 20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다년 계약은 FA 계약에 준하는 파격적인 규모다. 박세웅은 2023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으나, 1년 앞서 롯데와 다년 계약을 맺었다.
2014년 KT 위즈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박세웅은 2015년 롯데로 트레이드된 이후 8시즌 동안 활약했다. 통산 196경기에서 53승을 거뒀으며, 평균자책점 4.77, 1001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엔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하며 롯데의 3선발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박세웅은 2021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10승을 달성하며 팀 에이스 입지도 굳혔다.
롯데 구단은 “박세웅이 2020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3년 연속 규정 이닝 이상을 소화화며,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점 등을 높이 평가해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단 측은 “박세웅이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실력뿐만 아니라 평소 성실한 훈련 태도를 가진 만큼 선수단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세웅은 “다년 계약을 제시해 준 롯데 그룹과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롯데 유니폼을 입고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세웅은 “구단이 믿어준 만큼 책임감을 갖고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다”며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번 계약은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할 수 있는 국내 선발 투수가 필요한 롯데 구단과 롯데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인 박세웅의 의사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 박세웅만큼의 활약을 기대할 만한 선발 투수 FA 자원이 드문 데다, 계약 금액 역시 4년 1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FA 시장 상황도 고려됐다.
박세웅의 이번 계약 규모는 구단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대호가 2017시즌 150억 원(4년), 손아섭이 2017년 98억 원(4년)에 계약한 것에 이은 ‘잭팟’인 셈이다. 그만큼 롯데가 박세웅의 미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군 미필인 박세웅은 군 입대를 연기할 예정이다. 2023년 9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면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년 28세가 되는 박세웅은 와일드카드를 통해서만 출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박세웅은 2023시즌도 롯데에서 뛰게 된다.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에 1차 합격한 상태지만, 2차 체력 측정 전형에 응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박세웅이 입대할 경우 계약 기간은 2년이 자동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는 박세웅과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올 시즌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강화를 위한 과감한 선수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