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은 높았다’ 한국 여자탁구 8강서 중국에 0-3 완패…12년 만의 메달 획득도 실패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사상 처음 안방에서 열리는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는 한국 탁구남매들 중 여자대표팀이 아쉽게 세계 최강 중국에 무릎을 꿇으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중국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22일 오후 5시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여자단체전 8강 2경기에서 한국은 0-3으로 중국에 완패했다.
오광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이시온·전지희·신유빈이 차례로 출격해 중국의 순잉샤·첸멍·왕이디와 맞섰다.
한국팀은 그동안 3단식에만 나섰던 이시온(세계랭킹 44위)을 이번 대회 처음 1번 주자로 앞세워 순잉샤(1위)를 상대했다. 하지만 이시온은 서브에서부터 열세를 보이며 1세트를 0-8까지 끌려갔다. 이후 순잉샤의 범실을 유도하며 첫 득점을 올렸지만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 채 1-11로 세트를 내줬다.
2세트도 초반 0-5로 밀린 이시온은 이후 연속 3득점을 올리며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고, 2세트(5-11)도 내줬다. 3세트 들어 이시온은 처음 선취 득점에 성공했지만 이내 역전을 허용했다. 1-3에서 작전타임도 소용없었다.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고 3세트마저 잃으며 0-3(1-11 5-11 1-11)으로 1단식을 내줬다.
2단식은 맏언니 전지희(21위)가 출격해 첸멍(3위)을 상대로 반전을 노렸다. ‘뿌까 머리’ 헤어스타일로 결의를 보인 전지희는 1세트 초반 운이 따르지 않으며 0-3까지 밀리다 첫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5-11로 세트를 내줬다.
2세트는 초반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지희는 리시브에서 고전했지만 본인의 서브권에서 착실히 득점을 가져오며 차분히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6-7 한 점 차까지 따라붙은 전지희는 이후 연이어 실점하며 2세트(7-11)를 아쉽게 잃었다.
3세트는 전지희가 첸멍의 범실을 유도하며 선취점을 가져왔다. 초반 3-0으로 앞서나가며 힘을 냈다. 하지만 막판 범실로 9-10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세트를 내주며 0-3(5-11 7-11 9-11) 패배를 떠안았다.
벤치에서 지켜보던 ‘삐약이 에이스’ 신유빈(8위)은 언니들의 설욕을 위해 3단식 테이블 앞에 섰다. 왕이디(2위)에 맞서 1세트 초반 대등하게 경기를 풀었다. 하지만 경기 중반 범실을 허용하며 3-7까지 밀렸고, 5-11로 세트를 내줬다.
2세트 들어서도 신유빈은 서브 리시브에서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하며 어렵게 경기를 이어나갔고, 3-11로 세트를 잃었다. 마지막 3세트에서 신유빈은 끈질긴 추격전을 펼치며 9-8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듀스 접전 끝에 세트를 잃었다. 언니들과 마찬가지로 세트스코어 0-3(5-11 3-11 10-12)으로 경기를 내주며 8강전 0-3 완패를 막지 못했다.
이날 중국전 패배로 한국 여자팀은 2012년 도르트문트(독일) 대회 단체전 동메달 이후 끊긴 메달의 맥을 되찾지 못했다. 8강까지 주어지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만족한 채 부산 대회를 마무리지었다.
한편 한국 남자대표팀은 23일 오전 유럽 복병 덴마크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덴마크를 꺾으면 4강에서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