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지친 소비자, 지갑닫고 가성비 찾는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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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집밥족이 늘어나며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매출이 늘었다. 사진은 28일 이마트 관계자가 호주산 소고기 50% 할인행사를 위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고물가에 '집밥족이 늘어나며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매출이 늘었다. 사진은 28일 이마트 관계자가 호주산 소고기 50% 할인행사를 위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김, 올리브유, 간장, 초콜렛 등 식료품을 비롯해 치킨, 김밥 등 식료품과 외식 물가가 일제히 들썩이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짠물 소비'에 나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던 오마카세와 골프 등 사치성 소비는 줄고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는 합리적 소비가 늘어난 모양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빵과 우유, 도시락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선호하고, '집밥족'이 늘어나면서 대형마트 식재료 판매도 늘었다.

이날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의 신선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늘었다. 즉석조리 식품을 판매하는 델리는 6%, 가정간편식은 5% 각각 매출이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온라인 기준으로 1∼3월 판매된 신선식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가정간편식은 20%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이점이 있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식품 매출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식품이 주력인 컬리는 올해 1분기 신선·가공식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편의점의 식품 분야 PB 상품 매출도 늘었다. 편의점 CU의 올 1분기 빵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4.8% 증가했다. GS25의 이달 빵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7.3% 올랐다.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발길도 늘었다. 특히 기존 한식 위주에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자 소비자 선호가 늘었다는 평가다. CU 간편식 매출은 전년 대비 2022년과 2023년 각각 16.4%, 26.1% 증가했고, 올해 1∼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2.8% 늘었다.

CU 관계자는 "메뉴 중 한식 비중이 줄고 양식·중식·일식·퓨전 음식 등 도시락 매출 비중이 늘었다"며 "편의점 간편식이 간단하고 합리적인 식사로 떠오르며 색다른 도시락을 찾는 고객의 수요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신선식품과 간편식이 인기를 끄는 것은 고공행진 하는 외식 물가 영향이 크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대표 외식메뉴인 치킨은 지난달 매출 기준 4위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가 고추바사삭 등 9개 치킨 제품 가격을 1900원씩 인상했고, 푸라닭 치킨도 단품과 세트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31일에는 업계 1위 BBQ가 2년 만에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3000원 올린다.

패션 분야도 짠물 소비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최근 GS리테일, 신세계, 롯데쇼핑 등으로부터 재고와 단순 반품 의류를 기부 받아 초저가로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은 젊은 직장인의 방문이 늘었다. 이에 따라 매장 운영을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 8시까지 연장했다.

초저가 매장을 찾는 한 소비자 "과거 40~50대 이상 주부가 주 고객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 젊은 여성들이 몰리며 44·55사이즈 물량이 품귀 현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대유행을 지나며 시장이 급격히 팽창한 골프웨어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 침체과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꺾이자 젊은 골퍼들이 대거 이탈한 탓이다.

파리게이츠, 핑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업계 1위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매출액은 36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5%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8% 줄어든 700억 원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71억 원에서 62억 원으로 12.68% 줄었다. 타이틀리스트, 풋조이(FJ) 브랜드를 보유한 아쿠쉬네트코리아 역시 지난해 매출액은 3956억 원으로 전년보다 1.84% 떨어졌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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