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거르고 채소 덜 먹고… 청소년 식생활 ‘빨간불’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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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청소년건강행태 분석
인식 제고·영양교육 시행 필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청소년의 식생활 행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청소년의 식생활 행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식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성장기 청소년들의 식생활 행태는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공식 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 최신호에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나라 청소년의 식생활 추이를 분석한 연구가 게재됐다.

연구팀이 10년간 매년 전국 중·고등학교 각 400곳, 총 800곳에서 학년별 1개 학급, 총 61만 9325명이 참여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식생활 행태는 악화하는 경향을 보였고, 식생활에 대한 인식 또한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청소년의 아침 결식률과 에너지음료 섭취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과일·채소·우유 섭취 감소세는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7일 동안 아침 식사를 한 빈도는 2013년 4.57회에서 2022년 3.69회로 감소했고, 매일 아침을 먹는 비율도 40.1%에서 27.0%로 급감했다. 주 5일 이상 결식률은 26.4%에서 39.0%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같은 기간 과일 섭취 빈도는 주당 4.30회에서 3.95회로, 채소 섭취 빈도는 8.12회에서 6.51회로 감소했다. 최근 7일 동안 우유 섭취 빈도도 5.21회에서 3.84회로 떨어졌다.

절제를 권고하는 음식인 패스트푸드·탄산음료·단맛 음료 섭취 증가세는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피자, 햄버거, 치킨 같은 패스트푸드를 주 3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13.1%에서 27.3%로 크게 늘었지만, 증가 추이를 보면 2019년까지는 매년 11.46%씩 증가하다가 이후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탄산음료를 주 3회 이상 마신 비율 또한 25.5%에서 34.4%로 증가했지만, 2019년 이후에는 감소세가 멈췄고, 2021년에는 2020년보다 낮아졌다. 단맛 음료도 비슷한 추이였다.

반면 최근 7일 동안 에너지(고카페인)음료를 주 3회 이상 섭취한 빈도는 조사를 시작한 2014년 3.3%에서 2019년 12.2%로 급증해 매년 34.72%씩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생활에 대한 인식을 보면 아침 식사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청소년은 2014년 5.6%에서 2022년 9.7%로 증가했다. 과일이나 우유도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비율이 여전히 상당했다.

연구팀은 아침 결식으로 ‘삼시 세끼’라는 식사의 틀이 무너지고 있고, 아침 결식률과 결식률의 증가 속도 모두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높아 앞으로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규칙적인 식사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입맛과 편의에 따라 음식을 즐기는 행태도 더욱 우세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소년이 부모 없이 혼자 또는 친구들과 외식을 하는 경험이 많아지면서 부모가 식생활을 지도하는 관리 능력이 약화되고 있는 경향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청소년의 식생활은 이후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생활에 대해 청소년의 인식을 높이고 건강한 식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함께 영양 교육과 식사 관리 지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더해 식생활 조사 대상을 아동기까지 확대하고, 에너지음료 섭취처럼 나쁜 지표는 조사 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문제가 되는 식생활 행태에 대한 부모와 청소년의 인식을 조사에 포함해 향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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