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발 고환율에 산업계 ‘초비상’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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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등 달러 결제 수출기업 단기적 유리
철강 등 원자재 수입 많은 업종은 비상
국가 신뢰도 하락 우려…“현안 법안 국회 처리 시급”


하나은행 집계 12월 6일 원달러 환율.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 집계 12월 6일 원달러 환율.하나은행 제공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국내 산업계의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달러 결제가 많은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업종은 단기적으로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지만 장기화시 자재·부품 수입 부담 등으로 반길 상황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또한 원자재 수입이 많은 정유·철강·건설 등의 업종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환율은 지난 1주일간 24.5원(1.8%) 뛰며 1400원대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은 6일 밤 11시 기준으로 1242원을 기록하는 등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며 불안정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환율 상승은 달러로 주로 결제하는 수출 기업들에는 단기적으로 유리하지만, 원자재 수입이 많은 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수출 기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자재 상승, 투자비 증가 등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의 대표 수출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일단 수익 확대는 반길 상황이지만 향후 원자재 수입과 부품 수입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장기화하면 장비·설비 반입 때 비용이 증가하는 등 투자비가 늘어날 수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 매출은 약 4000억 원 증가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부품, 원자재 비용이나 현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상쇄된다.

국내 정유업계는 연간 10억 배럴 이상의 원유 전량을 해외에서 달러화로 사들이고 있어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효과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지만, 원유를 구매할 때 발생하는 환차손으로 경영 실적에는 악영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의 원재료를 수입하는 철강 업계는 환율 급등이 골칫거리다. 수입 비용이 증가해 원가 부담이 증가하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철강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원자잿값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 등 철강회사는 철강 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달러로 유연탄 등 주요 원료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고환율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수주 단계부터 환헤지(환율변동 위험을 줄이는 조처) 상품 가입을 통해 환율 급등락에 대비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달러화로 공사비를 받아 자재 구입도 달러화로 진행하기 때문에 아직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 신뢰도 하락이 우려되는 만큼 야당 주장대로 계속 탄행 정국으로 몰아가는 것은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여당도 안정적 정국 운영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민생현안 관련법안이나 반도체 특별법 등 산업 관련 법안과 정책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외부의 불안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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