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정승윤·최윤홍 첫날 일제히 출정식, 탄핵 정국 속 정치 대결 우려
4·2 부산시교육감 선거 운동 돌입
2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13일
김, 서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해
극적 단일화 정·최도 각각 유세
손현보·전한길 보수 결집 호소
정치 인사 등장 진영 대결 격화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20일 후보들의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됐다. ‘보수 단일화’가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가운데, 3명의 후보 모두 각자 출정식을 열며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 돌입했다. 하지만 탄핵 정국 속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정치 대결만 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시교육감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은 20일 0시부터 선거 전일인 4월 1일 오후 12시까지 13일 간이다. 중도진보 진영 단독 후보인 김석준 후보는 첫날인 20일 오전 7시 30분 부산 부산진구 서면교차로에서 가장 먼저 출정식을 개최한다. 김 후보 측은 본부 유세단을 중심으로 부산 전 지역에서 일제히 선거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중도보수 진영의 정승윤·최윤홍 후보는 각각 출정식을 진행한다. 두 후보는 23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우선 각자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을뿐더러, 단일화에 성공한다 해도 13일에 불과한 선거 운동 기간을 그냥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최윤홍 후보는 20일 오전 8시 김석준 후보와 같은 장소인 서면교차로에서 출정식을 연다.
정승윤 후보는 세 후보 중 가장 늦게 유세에 나서지만 보수 유명 인사를 대거 내세워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20일 오후 3시 선거 사무소에서 예배식을 가진 뒤, 오후 4시 부전파출소 앞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다. 이 자리에는 손현보 세이브코리아 대표와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참석한다. 이들은 탄핵 정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강하게 반대하는 강성 보수 인사로, 연설대에 올라 보수 세력 결집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이브코리아는 전국적으로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끄는 대표 단체이며, 전 강사도 해당 단체의 탄핵 반대 연설에 꾸준히 참석해 왔다.
정 후보 자신도 “이번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단순한 교육감 선거를 넘어 ‘자유대한민국 수호 세력’과 ‘체제 전복 반국가 세력’ 간의 전쟁”이라며 “철 지난 종북좌파 이념 교육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고 자유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보수 이념을 강조했다.
이에 경찰은 인파가 대거 몰릴 것을 우려해 20일 오후 4시 부전파출소 앞에 부산진경찰서 1개 중대를 포함한 3개 중대, 기동 순찰대 1개 중대 등 총 240여 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 관리, 통행로 확보나 안전 관리를 위주로 시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거 초반부터 유세장에 정치 인사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교육감 선거가 진영 대결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19일까지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기일을 정하지 않으면서 선고일이 이번 달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형 이슈가 선거와 맞물릴수록 교육 정책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정치 세력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준 후보 측은 정승윤 후보의 유세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전국을 돌며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대통령을 구하겠다며 극우 집회를 열고 있는 목사와, 왜곡된 역사관에 사로잡혀 내란을 옹호하는 역사 강사가 연사로 참여한다고 하니, 이걸 교육감 선거 운동이라 해야 할지 태극기 집회라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탄핵 정국 속에서 부산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결국 정치적 대결로 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