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부산시와 적극 협의 중”…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속도 붙나
정 장관, 복지부 대상 국정감사서 밝혀
건정심 소위 연내 개최 전망
백종헌 “공공병원 설립은 시민 뜻”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폐업 이후 수년째 답보 상태에 있는 부산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논의가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장에서 언급되면서 사업 추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련 질의에 “부산시와 적극적으로 실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장기간 표류했던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정치권 안팎에서 커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백종헌(부산 금정) 의원은 1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정 장관을 상대로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백 의원은 “부산 침례병원 정상화는 정 장관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국민 생명·건강 최우선,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현장 신뢰 회복의 정책 철학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고 본다”며 공공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백 의원은 지난 10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공공병원화 방안을 직접 논의한 사실을 언급하며 복지부의 추진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대통령 의지는 분명한데 복지부가 공공병원화에 미온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며 복지부의 공공병원화 추진 의지를 재차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보험자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최종 심의 의결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현재 부산시와 실무적인 협의를 적극적으로 하고있다”고 답했다.
백 의원은 “이 사안은 여야를 떠나야 하는 사안으로, 제대로 된 공공병원 설립은 국민과 부산시민이 원하는 사항”이라며 “복지부가 조속히 건정심 심의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정 장관은 “건정심에서 요청한 보완사항에 대해 현재 부산시와 협의 중”이라며 “그 내용을 보완해 건정심에 심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정 장관의 발언을 두고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정 장관이 적극적으로 실무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만큼, 부산시가 건정심 위원들이 요청한 사항을 충실히 보완한다면 심의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민주당 후보에 유리한 정치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복지부는 침례병원 공공병원화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 밝혀왔지만, 이번에 ‘적극적으로 협의 중’이라는 반응을 내놓은 것은 내부적으로도 추진 의지가 있다는 의미”라며 “그동안 핵심 쟁점이었던 적자보전 기간 등에 대해 부산시가 수용 입장을 밝힌 만큼, 실무 준비를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면 건정심 통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부산시와 복지부는 그동안 침례병원의 적자 보전 기간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여왔다. 건정심 위원들은 최소 5~10년간의 적자 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부산시는 4년을 제시했다. 그러나 박 시장과 백 의원은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 장관을 만나 침례병원을 보험자병원으로 전환해 개원할 경우 10년간 발생하는 적자의 절반을 부산시가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부산시가 위원회의 의견을 전격 수용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다. 백 의원은 면담 이후 SNS를 통해 “연내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재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히며 향후 논의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