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에 머물던 숙원을 풀 결정적 시간 [부산, 판을 바꾸자]

[부산, 판을 바꾸자] 2. 해양수도 생태계 구축

해수부·HMM 이전에 기대감↑
후속 선사·금융·연구 기능 결집
해양 클러스트 조성이 필수 조건
시가 해수부 추동해 현안 풀어야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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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연결하는 해양수도’를 내건 민선 9기 부산시는 해양수도 관련 공약들을 최우선으로 배치했다. 부산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와 2단계 구역. 정종회 기자 jjh@ ‘세계를 연결하는 해양수도’를 내건 민선 9기 부산시는 해양수도 관련 공약들을 최우선으로 배치했다. 부산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와 2단계 구역. 정종회 기자 jjh@

‘세계를 연결하는 해양수도’를 내건 민선 9기 전재수호가 1일 새로운 부산시정 운영에 들어갔다. 전 부산시장은 앞서 30일 다시 뛰는 부산위원회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며 발표한 4대 도시 목표에서 해양수도 관련 공약들을 최우선으로 배치했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장관을 맡은 전 시장은 해양을 매개로 한 부산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성과를 시민들에게 보여주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구호에 불과했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HMM 본사 부산 이전이 성공하면서 시민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양수도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야

사실 부산의 역대 시장들은 부산을 ‘해양수도’ 또는 ‘글로벌 해양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여러 시정 비전과 구호를 내세워왔다. 허남식 시장 시절 ‘세계 일류 해양도시’ 구호를 시작으로, 오거돈 시장 때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비전을 거쳐, 전재수 시장의 선거 과정에서 부산은 AI와 첨단 물류가 결합된 ‘미래 대전환의 해양수도’로 진화했다. 표현의 변주는 있었지만 ‘바다’를 중심에 둔 발전 전략은 부산 시정의 일관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20여 년의 노력에도 부산의 해양수도 지형은 여전히 취약하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해양수도는 처음엔 부산의 보수정당 아젠다였는데, 보수·민주 양 세력 모두 역량과 정책적 고민 부족으로 구호에만 그쳐왔다”면서 “막연했던 해양수도 비전에 있어서 전재수 시장은 구체적이고 확실한 실행력을 보여줬고, 해수부가 부산으로 오면서 지역의 해운물류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부산연구원 장하용 책임연구원은 “해수부와 HMM 이전은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점”이라며 “부산을 해양수도가 되게 하는 산업 인프라와 시장, 산학연 클러스터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생태계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양 클러스터 조성이 해양수도 부산의 필수조건임을 강조했다. 그는 “HMM이라는 국내 1위 국적선사를 앵커기업 삼아 후속 선사군과 금융·법률·연구 기능이 함께 모이는 생태계를 만들어내야 하며, 북항 재개발지구와 전통 해운집적지인 중앙동을 잇는 ‘해양 비즈니스 벨트’ 설계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해수부 등 추동할 부산시 적극성 중요

이와 함께 부산에 자리잡은 정부 부처, 해양수산부와 북극항로 개척을 필두로 한 산하 공공기관 이전, 동남투자공사 설립 등 핵심 현안을 함께 추동해나가기 위해서는 부산시가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국립한국해양대 김율성 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부산시는 늘 해양수도를 이야기하지만 한 번도 해양이 중요시됐던 적이 없었다”면서 “권한이 없다기보다 아무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게 그동안의 부산시 태도”라며 “이제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이나 해사법원 유치, 동남투자공사 설립 등 큰 공약들은 부산시가 먼저 해수부에 제안하고 소통하고 노력하고 손 내미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유기적인 협력과 대응을 도맡을 조직도 필요해 보인다. 지금까지 부산시 해양농수산국은 주요 부서가 아니었고, 정책적으로 힘이 실리기도 어려웠다. 이에 새 부산시정에는 해양수산 공약과 과제 실행에 집중할 해양전략실(가칭) 등 격상된 조직이 해양수산 업무를 일관되게 연결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인수위 내에 운영됐던 북극항로추진특위나 부산 이전 공공기관과 기업을 면밀히 지원할 전담 조직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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