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족함 깊이 성찰"…첫 시금석은 與 원내대표 선출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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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낙선자 위로 오찬에서 소통 부족·수직적 당정 관계 변화 의지 보여
'찐윤 이철규 원내대표' 카드 현실화될 경우 쇄신 뒷걸음쳤다는 비판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2대 총선 불출마·낙천·낙선 국민의힘 의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2대 총선 불출마·낙천·낙선 국민의힘 의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4·10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총선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 '소통 부족'과 '수직적 당정 관계'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가늠할 첫번째 시금석이 '여당의 원내대표 선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하고, 당정 간 가교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당 원내사령탑은 정부의 국정 과제를 입법으로 실현하는 자리인 만큼 전임 정부들에서도 전통적으로 대통령실과 가까운 주류 핵심이 역할을 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정권 심판론'이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분위기가 힘을 얻는 것은 대통령실이 자신들과의 소통이 원활한 이 의원을 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 껄끄러울 수 밖에 없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등을 국회에서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해서는 이 의원이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친윤계로 꼽히는 유상범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원내대표는 정부와 함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이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을 지지했다.

하지만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친윤계를 비롯한 기존 주류가 지도부 전면에 나서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경남 김해을에 출마해 낙선한 조해진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90도 허리를 숙여야 할 대통령은 고개만 살짝 숙였고, 정권심판을 초래한 대통령 심복이 반성과 자숙은커녕 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대통령의 인식이 하나도 변한 게 없다는 신호를 국민에게 보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 선출을 통해서 확실한 쇄신을 보여주면 회생의 문이 열리고, 그러지 않으면 절망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수도권 및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은 윤 대통령의 변화 의지가 여당 원내대표 선출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모습을 드러낼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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