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넋 놓고 멍때리기, 여기보다 좋은 곳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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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넋 놓고 멍때리기, 여기보다 좋은 곳 또 있을까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 이어지면서 외출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날에는 그나마 미세먼지가 적어 숨을 쉬기가 용이한 숲속에서 산책하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이달에 개장 6주년을 맞은 경남 진주시 진성면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 다녀왔다. 숲속에서 산책하거나, 하룻밤을 묵으면서 심신을 달래거나 아니면 넋을 놓고 멍때리기에 좋은 산림복지시설이다.■숲속에서 산책을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남해고속도로 진성IC에서 불과 5분 거리다. 고속도로에서 내려 나뭇가지가 터널을 이룬 것 같은 한적한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목적지가 나온다. 주차장은 네 곳이 있는데, 어디에 세우더라도 숲속의 진주를 한 바퀴 돌면 결국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주차장 중에서 가장 바깥쪽인 제2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기분이 좋아진다. 주차장 정면에 푸른 신록이 우거진 숲이 낯선 여행객을 환영하듯 두 팔을 한껏 벌리고 환하게 웃는다. 눈을 깨끗이 씻어 내고 심신을 쾌적하게 만들기에 손색이 없는 풍경이다.주차장에서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대나무 숲과 나무 덱, 각종 작품으로 이뤄진 ‘작가의 정원’이 나타난다. 이곳의 이름인 듯 ‘청림월연(淸林月淵)’이라는 문구가 적힌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맑은 숲 아래 달빛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인데, 달빛이 빛나는 밤에 이곳의 풍경이 꽤 아름다운 모양이다.간판 앞에 ‘선정’이라는 현대식 정자가 보인다. 정자라기보다는 사방이 모두 트인 너른 마루나 마찬가지다. 마루에 편히 앉아 앞을 내다보면 주차장과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느낌은 똑같은 푸른 숲이 보인다. 때마침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꽤 더운 날씨를 약간이나마 식혀 준다. 마루 끝에 앉거나 위에 누워서 멍때리기를 하기에 여기보다 좋은 곳은 없을 것 같다.바람을 따라 사그락사그락거리는 대나무 숲을 따라 내려가자 오래 전 시골 고향에서나 듣던 놀라운 합창이 귓가에 울린다. 바로 ‘개골개골 개골개골’ 하는 개구리 울음소리다.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니 한두 마리가 아니다. 반가우면서도 신기한 마음에 서둘러 달려가자 대나무 숲 아래에 조성된 연못 한쪽 구석에 개구리 수십 마리가 모여 노래를 부른다. 이렇게 많은 개구리를 한꺼번에 본 게 얼마만인지.연못을 한 바퀴 돌아 반대편으로 건너간다. 그곳에는 아담한 건물이 있다. 어린이들이 숲에서 편하고 즐겁게 책을 접할 수 있는 ‘숲속 어린이도서관’이다. 도서관을 지나 숲길을 따라 올라간다. 숲길 곳곳에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들이를 나온 가족이 보인다. 유치원에서 현장학습을 하러 온 어린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목공체험장이 나오고 제3주차장도 보인다.두 곳을 지나면 재미있는 목각인형이나 봄꽃인 영산홍과 함께 사진을 찍기 좋은 ‘후투티 정원’이 나온다. 목각인형 모양은 여러 가지다. 돌담에 앉아 책을 읽는 인형에서부터 그네를 타는 어린왕자와 천사 날개, 나무에 붙은 각종 곤충 인형까지 각양각색이다. 후투티 정원의 한쪽 구석 벤치에는 모자로 얼굴에 쏟아지는 햇빛을 가린 채 낮잠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후투티 정원을 지나면 초봄에 수선화로 유명한 ‘수선화 정원’이 나온다. 정원 분위기는 매우 독특하고 풍경은 아름답다. 수선화가 만개했을 때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야말로 ‘인생 샷’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쉽게도 지금은 수선화가 다 진 상태여서 꽃을 볼 수는 없다. 그래도 푸른 수선화 줄기가 남아 분위기를 꽤 독특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숲속에서 하룻밤을수선화 정원을 지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월아산 숲속의 진주 최상단이다. 이곳에서는 방향을 바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여기서 내려다보면 월아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월정마을도 보인다.풍경이 가장 좋은 곳인 만큼 이곳에는 독특한 시설이 있다. 바로 숲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숲을 즐기고 새벽에는 쏟아지는 별도 구경할 수 있는 캠핑장과 글램핑장, 그리고 숙박형 건물인 ‘숲속의 집’이다.글램핑장의 시설은 특급호텔 못지않게 깔끔하고 편리하게 조성됐다. 하룻밤 숙박 가격이 10만~12만 원대이니 비싸지도 않다. 그래서인지 평일인데도 글램핑장은 늘 만원인 모양이다. 전날 밤 글램핑장을 이용한 숙박객이 떠난 뒤라서 방을 청소하는 직원들의 일손이 분주해 보인다. 일정 때문에 글램핑장에서 1박 2일 여행을 즐길 수 없었던 걸 아쉬워하면서 ‘다음에는 꼭’이라고 다짐한다.글램핑장 앞에 마련된 특이한 안락의자에 앉아 본다.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지나가고 가끔 새 울음소리도 들린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드디어 이곳에서도 멍때리기가 시작됐다.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몸은 물에 녹는 듯 스르르 풀린다. 이곳은 멍때리기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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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 쥐어짜는 통증, 쉬면 괜찮다고 방치하면 돌연사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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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쥐어짜는 통증, 쉬면 괜찮다고 방치하면 돌연사 위험

    심장 질환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다. 절반 이상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으로 대표되는 허혈 심질환이다. 이 중 협심증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사망 위험이 더 높은 심근경색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반대로 적절하게 관리하고 예방한다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해운대부민병원 심혈관센터(김정수 센터장, 정상렬 의무부장, 서광원 과장)의 도움말로 협심증의 치료와 예방법을 알아 본다.■팔·목·턱·등이 아플 수도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협착되거나 폐쇄돼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한다.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로, 동맥 내부에 지방,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현상이다. 혈관 내 협착이 어느 정도 이상 진행되면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고, 심장이 요구하는 산소의 양이 공급량을 초과할 때 산소 부족으로 심근 허혈이 일어나면서 가슴 통증이 생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협심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70만 5259명으로, 2018년 66만 5070명에 비해 6% 증가했다. 전체 환자 중 남성이 60.9%(42만 9437명)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60대(33.4%), 70대(31.4%), 80대(16.9%) 순이다.대표적인 증상은 흉통이다. 가슴 중앙에 압박감, 답답함, 쥐어짜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은 팔, 목, 턱, 등 또는 상복부로 퍼질 수 있다. 특히 신체 활동을 하거나 감정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장이 더 많은 산소를 요구할 때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안정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과 같은 약물을 사용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운동을 할 때 흉통이 발생하고 쉬면 호전되는 상태를 안정 협심증이라고 한다. 안정 시에도 흉통이 나타나는 불안정 협심증, 운동과 무관하게 동맥의 경련으로 발생하는 이형(변형) 협심증도 있다. 안정 협심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동맥경화증이 심해지면서 불안정 협심증을 거쳐서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관상동맥이 갑자기 완전히 막혀서 혈액이 통하지 않는 급성 심근경색증은 초기 사망률이 약 30%에 달한다.해운대부민병원 김정수 심혈관센터장은 "협심증은 근본 원인인 관상동맥의 협착이 완전히 해결되기 어렵고, 생활습관의 변화와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동맥경화증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재발 비율도 높다"고 설명했다.■개인별 맞춤 치료 선택협심증 진단에는 전통적으로 운동 전과 도중, 후에 연속적으로 심전도와 혈압을 측정해 관찰하는 운동 부하 심전도 검사가 널리 사용된다. 심장 CT 검사와 관상동맥 조영술은 더 정확도가 높다. 김정수 센터장은 "과거 병력이 없고 기저질환 때문에 심장 질환이 걱정된다면 정기적으로 운동 부하 검사 등 건강 검진을 받으면 된다"면서 "만약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보다 정밀한 검사인 관상동맥 조영술이나 심장혈관을 잘 볼 수 있는 CT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협심증의 치료 목표는 증상 조절과 함께 협착된 혈관을 개선하고 관상동맥 위험 인자를 관리해 심장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심근경색이나 돌연사를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니트로글리세린이나 아스피린 같은 다양한 약물 치료가 사용된다. 필요한 경우 혈관에 스텐트(그물망) 등을 삽입해 좁아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이나 좁아진 관상동맥을 우회해 혈액을 공급하게 하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시행한다.최근 협심증 치료는 개인별 맞춤 치료와 최소 침습적 시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정수 센터장은 "우선 약물 치료를 해보고 약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검사에서 위험한 부위가 심하게 좁아져 있거나 돌연사 우려가 있다면 약물 치료와 함께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하다"면서 "환자들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생활습관 개선은 협심증 치료와 예방 모두에서 핵심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비만과 관상동맥 질환 가족력 등이 있는 위험군은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금연과 적정 체중 유지, 스트레스 관리 등이 포함된다.해운대부민병원 김정수 심혈관센터장은 "심장 질환이 우려된다면 전문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예방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면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치료 후에도 꾸준히 관리한다면 협심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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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보다 뜨거운 밤, <br />전포에서 발견한 나만 알고 싶은 <br />백골뱅이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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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보다 뜨거운 밤,
    전포에서 발견한 나만 알고 싶은
    백골뱅이 맛집

    오랜 기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견디며 술자리 문화도 변했다. "부어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라는 응원가를 외치며 음주를 권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좋아하는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요즘의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술 한 잔도 맛있게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술을 맛있게 먹으려면 술도 술이지만 곁들일 안주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골뱅이는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오래전부터 술꾼들이 사랑해 온 안주다. 전 세계 생산량의 9할을 우리가 소비한다고 하니 말 다 했다.우리가 흔히 통조림으로 접하는 골뱅이는 큰구슬우렁이다. 서해와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지만 수요를 맞추지 못해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칠레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통조림 특유의 맛이 있어 골뱅이를 꺼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다섯시반'(대표 우성훈·차민부)은 백골뱅이로 만든 안주를 내놓는 요리 주점이다. 이곳은 경북 울진에서 이틀에 한 번 경매에 참여해 직접 물건을 떼온다. 물건이 없다면 강원도 태백에서 공수한다. 물건이 신선하니 골뱅이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입문하고 싶은 사람도 여기만 한 곳이 없다. 골뱅이는 동해가 주 생산지로 그중에서도 울진이 최상급이라고 한다. 차민부 대표는 "좋은 골뱅이를 판단하는 방법은 내장"이라며 "삶았을 때 내장이 살에 붙어 나오면 신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곳은 경북 울진과 강원도 태백에서 공수한 자연산 백골뱅이로 만든 탕과 숙회, 무침이 시그니처 메뉴다. 백골뱅이탕은 전골냄비에 맑은 국물과 어묵, 무, 고추, 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백골뱅이는 주방에서 삶은 후 냄비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다. 먹는 방법도 간단하다. 포크로 백골뱅이를 찍어 눌러 껍질 모양을 따라 나선형으로 돌돌돌돌 돌리면 된다. 마침내 뽀얀 자태를 드러낸 백골뱅이. 성인 여자 주먹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진다. 백골뱅이를 초장에 찍어 입에 넣자 쫄깃하면서도 야들야들한 식감에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참을 먹었을까. 국물만 남았다. 이대로는 아쉬워 칼국수 사리를 추가했다. 백골뱅이를 우려낸 시원한 국물과 탱글탱글한 면의 조합은 배가 불러도 참을 수 없는 맛이다.벡골뱅이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숙회를 추천한다. 둥그런 접시를 따라 플레이팅 된 백골뱅이와 초록색 미나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숙회는 주방에서 미리 손질해서 주니 껍질 까기가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메뉴다. 잘 삶긴 백골뱅이를 마늘·참기름 소스에 찍어 먹으면 탕에서 먹었던 백골뱅이와는 또 다른 맛이다. 내장을 먹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미김도 함께 제공한다. 내장을 조미김에 올려 미나리와 함께 초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니 별미다.백골뱅이뿐만 아니라 다른 메뉴도 먹음직스럽다. 그중에서도 육회와 새우부추전이 인기다. 육회는 잘게 깍둑 썬 배를 깐 다음 육회를 올리고 쪽파와 계란 노른자로 장식했다. 동그란 모양이 케이크를 연상케한다. 3월이 생일은 아니지만 재미 삼아 후~ 불어보기도 한다. 육회는 국내산 홍두깨살을 사용해 부드럽고 경북 청도식 양념으로 무쳐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달짝지근해 호불호가 없다. 또 다른 메뉴인 새우부추전은 작은 크기로 부쳐내 먹기가 좋다. 부추천을 한입 베어 물자 오동통한 새우가 입안에서 팡 터진다.사이드 메뉴도 눈여겨 보자. 그중 된장 술밥은 다섯시반을 방문했다면 꼭 먹어야 할 메뉴다. 차 대표는 "백골뱅이와 된장 술밥을 함께 시키는 분들이 많다"며 "사이드 메뉴에 있지만 술이 술술 들어가는 저희 가게의 히든 메뉴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뚝배기에 밥을 담아 차돌박이 된장과 함께 끓여낸 메뉴로, 매콤 칼칼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모름지기 탄수화물이 들어가줘야 잘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맛있는 안주에 술을 빼놓을 순 없다. 맥주, 소주도 잘 어울리지만 가볍게 한 잔만 걸치고 싶다면 역시 하이볼이다. 아이엠더문, 막시모, 혼 하이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음료수 같은 느낌을 원한다면 자몽을 베이스로 한 아이엠더문, 좀 더 진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막시모나 혼을 추천한다.전포에 위치한 다섯시반은 오래된 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힙하게 공간을 조성했다. MZ부터 나이 있는 어른들까지 찾기 좋다. '노을이 지는 시간 다섯시 반'이라는 콘셉트를 구축해 벽면에는 다섯시 반을 의미하는 시계 그림을, 정면으로 보이는 외벽에는 노을이 지는 간판을 달았다. 심지어 오픈 시간도 다섯시 반이다. 다섯시 반에 진심인 이곳, 내부도 달 모양 조명으로 꾸몄다. 매장에는 바 테이블, 작은 테이블 여럿과 큰 테이블이 있어 혼술족도 소규모 모임도 가능하다. 특히 루프탑은 최대 40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 야유회나 단체 모임으로도 좋다. 양도 푸짐해 2차보다는 1차로 방문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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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쁜 매화·벽화에 홀리고 달콤한 열대과일 향에 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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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매화·벽화에 홀리고 달콤한 열대과일 향에 반하고

    겨울이 끝났다는 걸 알리는 비가 한두 차례 내리더니 기온이 꽤 높아졌다. 4월을 눈앞에 둔 세상은 이제 완전히 봄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새 계절의 향기를 즐기기 위해 봄나들이에 나섰다. 대구 달성군과 달서구에서 고택과 매화, 초가집과 벽화 그리고 수목원과 야생화를 만나고 왔다.■남평문씨본리세거지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한반도에 목화를 도입해 대량 재배에 성공한 문익점의 후손이 대대로 살던 곳이다. ‘본리’는 행정구역명이며 ‘세거지’는 오랫동안 살아온 곳을 의미한다. 이곳은 2016년 드라마 ‘달의 연인’을 통해 우아한 고택과 주변의 아름다운 목화, 매화가 널리 알려져 특히 유명해졌다.세거지는 문익점과 관련 있는 곳이어서 입구에는 대형 문익점 좌상이 설치됐다. 좌상을 중심으로 뒤쪽은 고택과 목화밭, 왼쪽은 연못, 오른쪽은 매화밭이다.주말이면 길이 막힐 정도로 세거지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좌상과 매화밭이 함께 들어오는 사진을 찍으면 그야말로 명장면이다. 또 세거지를 배경으로 삼아 목화밭을 찍어도 훌륭한 풍경사진이 된다. 하이라이트는 홍매화와 백매화가 어우러진 매화밭이다. 만개한 매화가 훌륭한 배경이 돼 주기 때문에 어디에서 찍더라도 ‘인생샷’이 완성된다.충분히 사진을 찍었다면 세거지를 한 바퀴 둘러볼 차례다. 고택 안에는 아무 때나 들어갈 수는 없고 문화해설사에게 미리 문의하면 안내를 들으며 살펴볼 수 있다. 일단 문익점 좌상을 중심으로 오른쪽 매화밭을 지나 세거지 담장과 골목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본다.세거지 주변 논밭에는 봄을 알리는 풀과 야생화가 하나둘씩 머리를 내민다. 흙담장으로 둘러싸인 골목길 안에는 아직 떠나기 싫어하는 겨울마저 따스한 햇살을 즐기고 있다. 키가 큰 나무들이 세거지 곳곳에 우뚝 서 즐거워하는 여행객에게 미소를 보인다. 수령 100년을 넘은 보호수인 소나무와 회화나무의 높이에서 세거지의 깊은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매화밭, 목화밭, 세거지를 한 바퀴 둘러본 뒤 연못으로 자리를 옮긴다. 연못 한가운데에는 소나무 두 그루가 자라고 있다. 고택과 연못 그리고 두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어도 좋은 그림이 된다. 하지만 연못은 사진보다는 주변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따스한 봄 햇살을 즐기는 게 더 제격이다. 집에서 미리 내려온 드립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신다. 코를 간질이는 게 커피 향인지 봄의 내음인지 헷갈릴 즈음 춘곤증마저 느껴진다. 확실히 봄은 봄이다.■마비정 벽화마을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서 자동차로 천천히 5~6분 정도 달리면 마비정 벽화마을이 나타난다. 2013년 ‘런닝맨’, 2020년 ‘동네 한 바퀴’에 등장해 유명세를 얻은 마을이다. 담장에 대충 그림만 그린 다른 벽화마을과는 달리 동네 전체가 그림에 파묻혀 벽화와 어우러진 곳이어서 신기한 분위기를 주는 공간이다.벽화마을 입구에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모티브를 얻은 벽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그려졌다. 마을을 찾은 사람은 너 나 할 것 없이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바로 위 공터에서는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잔파를 다듬는다. 한 남성 어르신은 무얼 그리 잘못했는지 다른 여성 어르신에게서 잔소리를 듣는다. 괴롭히려는 게 아니라 동네 사람으로서의 정이 담긴 잔소리다.초가집의 노란 벽에는 소나무 고목과 하트, 그리고 낡은 창살이 그려졌다. 노란 볏짚 지붕과 색이 바랜 벽화가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초가집 벽과 담장에는 곶감과 항아리가 담겼다. 인근 마비정마을회관 담장 그림에서는 개구쟁이들이 신나게 놀이를 즐긴다. 농촌체험전시장의 나무 담장에는 펌프와 물장수 지게가 그려졌다. 지게를 지는 척하거나 펌프 손잡이를 누르는 척하면서 재미있는 사진을 찍는 장소다. 마을 곳곳의 담장에는 노란 금잔화가 수줍게 머리를 내미는 중이다.■대구수목원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구수목원에 들렀다. 자동차로 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서 3~4분, 마비정 벽화마을에서 9~10분 걸리는 곳이다. 두 곳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봄기운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기대했던 대로 대구수목원에는 봄의 향기가 흘러넘친다. 곳곳에서 파릇한 풀이 피어나고 노란 개나리는 환한 미소로 만개해 화사한 햇살을 만끽한다. 많은 사람이 점퍼를 벗어던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하는 중이다.선인장‧다육식물원에는 분홍색 제라늄과 부겐빌레아가 활짝 피어 선인장으로 가득 찬 실내 공간을 환하게 빛낸다. 산책하러 나온 노부부는 식물원 앞에 활짝 핀 하얀 매화와 노란 개나리를 연이어 바라보며 얼굴에 환한 미소를 담는다. 식물원 앞의 분재원 앞에는 뒤집어놓은 항아리를 배경으로 매화가 하얗게 피었다. 산책객들은 뜻밖의 풍경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파란 잔디가 하나둘씩 머리를 내미는 잔디광장 맞은편 화목원에서는 노란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그렇지 않아도 올봄에는 수선화를 구경하러 갈 생각도 했는데 뜻하지 않게 대구에서 만나게 됐다.대구수목원 중앙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이색적인 시설이 나온다. 바로 바나나, 멜론 등 열대과일이 주렁주렁 매달린 열대과일원이다. 지금 과일이 열렸는지 궁금했는데, 입구 쪽에 새파란 바나나가 줄기째 주렁주렁 달렸다. 카사바 등 여러 식물 사이로 파파야 열매가 보이더니 과일원 끝부분을 돌아서자 만백유, 레몬 등 연노란색 과일 수십 개가 상큼한 향기를 풍긴다.손을 내밀어 눈앞에 매달린 과일 하나를 따 먹고 싶다는 충동을 누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신기한 마음과 아쉬운 심정을 함께 남긴 채 대구수목원 산책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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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의 여왕’ 이을 핑크빛 드라마들 몰려온다
    문화라이프

    ‘눈물의 여왕’ 이을 핑크빛 드라마들 몰려온다

    다시, 로맨스 드라마의 계절이다. ‘매운맛’ 대신 ‘순한맛’을 담은 ‘로코’(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방영된 로맨스 드라마 ‘눈물의 여왕’ ‘닥터 슬럼프’ ‘선재 업고 튀어’ 등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 분위기가 봄 신작 편성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눈물의 여왕’은 시청률 24%를 넘기며 해당 방송사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이런 추세에 맞춰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한 새 청춘 로맨스물이 5월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요즘엔 막장 드라마나 장르물보단 달달하고 설레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 시청률이 잘 나온다”며 “내부 편성을 논의할 때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시작을 앞둔 새 로맨스 드라마는 무려 4편이다.먼저 고경표와 강한나가 연기 호흡을 맞춘 JTBC 새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가 1일 첫 방송된다. 거짓말을 못 하는 아나운서가 열정 가득한 예능 작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불의의 감전사고 이후 거짓말을 못 하게 된 아나운서 송기백은 고경표가 연기한다. 강한나는 12년 차 예능 작가 온우주를 맡아 고경표와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장지연 PD는 “고경표의 애환 가득한 코믹 연기와 인물들의 로맨스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관심을 당부했다.시간 여행과 멜로를 합친 판타지 로맨스도 안방극장에 펼쳐진다. 오는 5월 4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주말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남자 복귀주와 그와 마주한 여자 도다해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연인 듯 운명으로 얽힌 두 사람의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시간을 오가며 벌어지는 사건 속에서 서로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마음의 울림을 더한다. 판타지적인 요소를 갖고 있지만, 판타지와 현실이 충돌하며 만들어지는 재미도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다. 장기용, 천우희, 고두심 등이 출연한다.tvN은 ‘눈물의 여왕’을 이을 주말드라마 신작으로 다시 한번 로맨스물 ‘졸업’을 선택했다. 5월 11일 첫 방송될 이 드라마는 스타 강사와 그의 제자인 신입 강사의 로맨스를 담는다. 정려원이 이름깨나 떨치는 스타 강사 서혜진을 맡는다. 서혜진의 제자이자 신입 강사인 이준호는 위하준이 나서 정려원과 멜로 호흡을 맞춘다. 제작진도 눈에 띈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밀회’ 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하루도 쉴 틈 없이 치열하게 흘러가는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와 학원 강사들의 일상 모습도 작품에 담겨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있다. 5월 13일 전파를 타는 KBS2 새 월화드라마 ‘함부로 대해줘’는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설정도 흥미롭다. 조선 시대 모습과 풍습을 그대로 유지한 마을에 사는 신윤복이 삶에 지친 여자 김홍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신윤복은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유교 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비다. 그가 현대 문물을 새로 접할 때의 반응과 행동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윤복이 거침없는 성격의 김홍도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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