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미워서 계엄 선포했다니…계엄이 장난이냐”, 야권 거센 비판
김민석 “야당에 대한 반대 의사 계엄으로 해…미친 것”
조승래 “응석받이 대통령, 분풀이를 위해 계엄을 선포”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경고성’ 의미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야당 의원들은 “계엄이 장난이냐” “미친 것” “정상적인 인지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냐”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회에 대한 경고성 의미’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친윤석열)계 인사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지난 4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 인터뷰에서 계엄령에 대해 “대통령이 저항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을 국면 전환용으로 보여준 것 아닌가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계엄포고령이 실제 내려졌고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 ‘처단한다’는 방침이 발표됐던 사실을 감안하면 ‘경고용’이라는 해명에 대해선 무리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경고용이라는 윤 대통령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5일 비상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에는 국민을 상대로 전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말 아니냐”라며 “이런 위험천만한 인식을 가진 윤석열이 대통령직에 있는 것 자체가 국가적 위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5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야당에 대한 반대 의사의 표시를 계엄이라는 방식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은 대통령 본인의 비정상성을 다시 한 번 만천하에 입증한 것”이라며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야당에 대해서 본인의 의사표시를 하기 위해서 계엄을 하는 대통령이 민주사회에서 가능하냐”면서 “그런 설명을 설명이라고 내놓는 자리에 있었던 분들의 표정이 굉장히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당정대 회의에서 ‘계엄은 야당의 폭거 때문’이고, ‘민주당의 폭주를 알리려 계엄을 선포했다’고 강변했다”면서 “야당이 미워서 계엄을 선포했다니, 윤 대통령은 계엄이 애들 장난이냐”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야당과의 정치투쟁을 위해, 응석받이 대통령의 분풀이를 위해 계엄을 선포하라는 조항은 없다”면서 “내란 범죄까지 저질러놓고 그마저 야당을 탓하는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회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계엄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고 상상을 하지 못했다”면서 “경고를 하기 위해서 군대를 동원했다는 것으로 너무 편하게 이야기해서 정상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정상적 인지능력, 판단능력을 갖고 있다면 ‘국회가 마음에 안 들어서 군대를 동원했어’, ‘국회에서 해제했으니까 뭐 별일 아니야, 난 이대로 가겠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면서 “이런 사고를 가진 분이 우리나라 국정을 책임지고 군대를 통수하고 있다는 점이 정말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야당의 공세 때문에 계엄령을 발동했다’는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과 정부가 말하는 논리”라면서 “아무리 예산을 깎고 자신의 아내 불법 사항에 대한 특검이 통과될 것 같다는 상황을 예견한다 쳐도 그것에 대한 응수의 방법으로 계엄군을 선택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