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가격 급등 ‘홍역’…미 정부 “한국으로부터 달걀 수입 늘릴 것”
농무부 장관, 업계와의 통화에서 밝혀
최근 충남의 농장에서 특란 20t 수출
달걀 수입으로 가격 안정될지 미지수
달걀 가격 급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미국이 한국 등으로부터 달걀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최근 충남의 한 농가가 달걀 30만 개를 미국으로 수출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달걀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달걀은 1개의 단가가 낮은 데다 항공으로 수출해야 해 미국이 수입달걀을 시중에 저렴하게 팔 수 있을지, 이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업계 단체,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한국에서 더 많은 달걀을 수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충남 아산의 한 농장은 국내 최초로 특란 20t(1만 1172판, 33만 5160알)을 미국 조지아주로 수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튀르키예, 브라질과 함께 미국이 앞으로 달걀 수입을 늘리는 주요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수차례 있었던 일이다. 우리나라는 2016~2017년 조류인플루엔자가 크게 확산됐을 때 산란계를 살처분하면서 계란이 모자라 미국에서 계란을 수입한 적이 있었다.
2021년에도 조류인플루엔자로 전체 산란계의 22.6%에 해당하는 1671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계란 생산량이 부족하자 1억 개가량의 계란을 수입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하루 계란 소비량이 4500만 개 정도여서 가격 안정에는 큰 도움이 못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시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달걀 한 판(30개)이 1만 원 정도였다”며 “그러나 시중 가격 안정을 위해 3000원 정도에 풀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한국에서 달걀을 언제부터 얼마나 더 많이 수입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앞서 롤린스 장관은 지난달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통해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달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조류 인플루엔자 퇴치 등에 최대 10억 달러(약 1조 47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치료제와 백신을 연구·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최대 1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란계는 그 숫자가 워낙 많아 백신을 통해 조류인플루엔자를 막는 방안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은 없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