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첫 생중계 업무보고 종료… 호평과 논란 교차 속 '시즌2' 예고
이 대통령 정부 첫 부처 업무보고 종료
역대 최초로 생중계 업무보고 진행
정부 국민 소통 의지, 국정 운영 퍼포먼스 대립
환단고기 발언, 이학재 겨냥 등 논란 이어져
이 대통령 "6개월 뒤 다시" 시즌2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에서 최초로 시도되며 화제를 모았던 '생중계 부처 업무보고'가 막을 내렸다. '국민주권정부'의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는 호평 속, 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퍼포먼스화시켰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다시 6개월 후에 해보자"며 대통령 업무보고 '시즌2'를 예고했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해수부와 해양경찰청의 보고를 받는 것으로 올해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전날까지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여기엔 통상 3월 전후에 진행하곤 했던 업무보고를 연말에 마무리함으로써 국정의 방향성을 숙지한 상태에서 새해를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이번 업무보고는 기밀을 요하는 일부 외교·안보 관련 사안을 제외하면 모든 부처의 보고와 토론이 생중계됐다. 정부 업무보고를 생중계한 것은 역대 최초다. 국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뜻을 꾸준히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실험적인 시도에 여권과 지지층을 중심으로 "신선한 충격"이란 호평이 나왔다. 대통령과 실무자의 '직접 소통'이 이뤄지면서 속도감 있는 국정 운영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시각도 있다. 전례 없는 업무보고 생중계에 국민 입장에서는 이 대통령과 실무자들의 토론 내용까지 지켜보며 국정의 방향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율되는지 이해도를 높일 기회가 됐다. '국민주권정부'의 국민 소통 의지도 전면에 내세웠다는 데 의의가 크다.
다만 즉흥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업무보고는 연일 논란이 됐다. 이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에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가 야권으로부터 유사역사학을 신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일이 대표적이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외화 반출 단속 대책 등을 질의하는 과정에서 답변이 미흡하다며 공개 질타한 일은 '야권 인사 때리기' 프레임을 둘러싼 여야 간 설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지시도 건보 재정 부담이 큰 상황에서 대통령의 즉흥적 판단이 부각됐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지율 제고를 목적으로 국정 운영을 퍼포먼스화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야권의 비판을 겨냥해 최근 업무보고에서 "생중계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이 많던데 생중계 업무보고는 모든 국민에게 국정 운영을 공개하고 숨김이 없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시즌2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6개월 후에 해보고, 그때는 다른 방식으로 체킹해 보겠다"며 생중계 업무보고 '시즌2'를 예고했다. 형식적인 업무보고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