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부산’에 방점 찍었지만 대안은 아직 ‘…’ [퐁피두·라 스칼라 백지화]

문화예술 정책 방향 명확히 정리
지역 창작 기반 확충에 주안점
북항에 복합문화 전시공간 조성
오폐라하우스는 2028년에 개관
북항 전시공간은 아직 협의 수준
뱍형준 “정책 뒤집기 우려” 반발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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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공연이 무산됐다. 지난 12일 공개된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현장.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공연이 무산됐다. 지난 12일 공개된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현장.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와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을 철회하면서 민선 9기 문화예술 정책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글로벌 브랜드를 앞세운 문화 사업보다는 부산 예술인의 창작 기반을 다지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환경 보호와 지역 예술 활성화, 시 재정 건전성 제고 등의 효과가 예상되지만 관광객 500만 명 시대를 앞둔 부산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예술 프로그램 무산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재정과 지역 예술계 방점

14일 시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를 철회하며 언급한 이유는 4가지다. 이기대 자연환경 훼손 우려와 계약상 공공성 확보 문제, 연간 운영비 부담, 지역 예술계와의 상생 방안 부족 등이다.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을 취소한 이유도 큰 맥락에서는 동일하다. 전재수 시장은 “시 재정 투입을 줄일 기부와 협찬 모금이 목표에 미치지 못했고, 고액의 초청 공연이 지역 예술인 참여와 인재 양성에 답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사업 모두 시 재정 부담은 상당하다. 당장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에는 건립에 1100억 원, 운영에 매년 125억 원의 경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 역시 1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와 전 시장의 결정을 이끈 건 지역 예술계와의 공감대와 동반 성장 계획 부족이었다. 전 시장은 “지역 예술계와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고 기존 미술관과의 역할 분담도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대신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에 투자해 부산 자체의 전시 역량을 높이겠다고 발혔다. 아울러 북항 재개발 부지 내에 전액 국비로 3000㎡ 규모의 복합문화 전시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28년 정식 개관하고, 개관 페스티벌에는 부산의 역사와 삶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시민 눈높이 맞는 대안 나올까

그러나 시와 전 시장이 내놓은 문화예술 정책 대안은 협의에 머물러 있거나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전 시장은 이날 BPA가 국비로 복합문화 전시공간을 지어 2030년 부산시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시설은 해양수산부와 협의 단계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은 라 스칼라를 대신할 새 공연을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산 창작극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모양새다. 시 조유장 문화국장은 “해외 초청 공연을 제외하고 부산 지역 창작극이나 국립오페라단 협업 등은 차질 없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창작극으로 채워진 개관 프로그램이 ‘동북아 최대 극장’을 표방하는 오페라하우스의 위상과 어울리는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부산의 한 음악계 관계자는 “개관 프로그램은 인지도를 높이고 향후 관객을 모으기 위한 행사인데 ‘한 방’이 없이 앞으로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도 부산의 관광 거점 성격이 강했던 까닭에 추가적인 대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시장 발표에 박형준 전 시장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올리고 "뒤집기로는 부산의 미래가 없다"며 "최근 부산시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정책 뒤집기를 보면서 깊은 우려와 유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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