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녹지랬는데 옹벽이” 김해사이언스파크 산단 주민 반발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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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이주 대책·재협의 요구
HDC현산 “과거 주민에 공지” 주장
시, 주민간담회 열고 중재하기로

김해시 한림면 어병마을 주민들이 30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사이언스파크 일반산단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경민 기자 김해시 한림면 어병마을 주민들이 30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사이언스파크 일반산단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 한림면에 조성 중인 사이언스파크 일반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이 사업자의 개발계획 변경으로 물질·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전에 주민들도 알고 있었던 일이고 이미 금전 보상도 마쳤다고 맞선다.

김해사이언스파크 일반산단 어병마을 대책위는 3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단 조성지와 마을 사이 완충녹지 예정지에 높이 21m 길이 300m 옹벽이 들어선다고 한다. 재협의가 끝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피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준공 시기가 2019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되면서 이에 따른 조치로 발파 작업이 대폭 증가했다”며 “진동과 소음으로 주택에 균열이 생기고 보일러 배관이 파손됐다. 주민들은 신경쇠약증세,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 진단을 받은 상태”라고 외쳤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파 공사로 인한 소음·진동·미세먼지·건물 균열 등 피해 발생에 따른 대책도 촉구했다. 산업단지 이격 확대, 이주 대책, 추가 보상 등을 거론했다.

이에 HDC현산은 주민 요구 수용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5억 7000만 원의 금전 보상을 했다”며 “사업 초기 편입을 원하는 주민 12세대는 이주도 하게 해줬다. 지금은 재설계도 이주 지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주민설명회를 10여 차례 열었다. 2022년 보상 합의 후 대책위를 다시 꾸리면서 옹벽 등 내용 전달이 잘 안된 것 같다”며 “옹벽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곳은 5~6세대이다. 균열 등으로 인한 수리는 해주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어병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옹벽 공사가 중단됐다. 이경민 기자 지난 17일 어병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옹벽 공사가 중단됐다. 이경민 기자

김해사이언스파크 일반산단은 2013년부터 한림면 명동리 산 165-2번지 일대에 민간개발 방식으로 조성되는 사업이다. 2012년 경남도와 김해시, 일본 구로다전기가 투자협약을 맺고 외국인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고자 했으나, 구로다전기가 자금 사정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2019년 EKI인더스트리(주)가 시행사, HDC현대산업개발(주)이 시공사로 나서 2025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어병마을에는 58세대 약 100명이 거주하고 있다.

김해시 도시개발과 김정호 과장은 “옹벽이 마을과 너무 가까이 있으니, 주민들이 심리적인 위압감을 느끼는 것 같다. 간담회 등을 마련해 시행·시공사와 주민 갈등을 중재할 것”이라며 “다른 과의 협조를 받아 소음·진동 규모를 확인하고 행정지도도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어병마을 대책위는 오는 23일까지 마을과 산업단지 입구, 김해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피해 대책 요구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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