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인구 증가 발맞춰 전문교육장 설립해야”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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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 부산시파크골프협회 전 교육위원
2000년 경주시 보문CC 4대 클럽 챔피언
티칭프로·세미프로자격증 연거푸 취득해

7년 전 파크골프 입문 지도자·심판자격증
4년간 해마다 4~5차례 초보자 교육 진행
전국대회 출전해 1등 자리 오르는 게 목표

“팔꿈치를 쭉 펴야 합니다. 팔을 끝까지 휘두르세요.”

지난 18일 오전 부산 기장군 철마체육공원. 한 여성의 목소리가 너른 운동장에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제1기 철마면 파크골프교실’에서 수강생 20여 명을 상대로 파크골프 입문 요령을 강의한 부산시파크골프협회 김숙희(68) 전 교육위원이다.

김숙희 전 교육위원이 파크골프 입문자들에게 스윙 시범을 보이고 있다. 남태우 기자 김숙희 전 교육위원이 파크골프 입문자들에게 스윙 시범을 보이고 있다. 남태우 기자

김 위원은 원래 1987년에 입문한 일반 골프 실력자였다. 2000년에는 경북 경주시 보문CC 4대 클럽 챔피언이 될 정도였다. 이동수배, 아스트라배, 마우나CC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입상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티칭프로자격증 2개와 1급 세미프로자격증까지 따냈다. 김 위원은 “당시 희망이 골프연습장을 지어 공을 치면서 틈틈이 여행을 다니는 것이었다. 프로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연습장 직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2007년 집안 행사에서 우연히 시누이 조언을 듣고 파크골프에 입문했다. 처음에는 부산, 경남 동호인이 모인 부경클럽에 가입했지만 나중에 부산 남구파크골프협회에 등록했다. 처음에는 파크골프를 우습게 생각하다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거리가 짧고 홀컵이 커 만만하게 보였다. 한 방에 다 넣을 것 같아 겁 없이 덤볐는데 현실은 달랐다”면서 “즐기려고 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남보다 잘하려고 하면 쉽지 않은 운동”이라며 웃었다.

김숙희 전 교육위원이 파크골프 입문자에게 스윙 자세를 가르치고 있다. 남태우 기자 김숙희 전 교육위원이 파크골프 입문자에게 스윙 자세를 가르치고 있다. 남태우 기자

일반 골프 실력이 뛰어난 덕분에 곧바로 파크골프에도 어렵지 않게 적응했고 1급 지도자자격증과 심판자격증까지 땄다. 전국대회에 심판으로 많이 참가했는데 특히 지난해 제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와 지난 3월 제1회 대통령배 대회에서 심판을 본 게 가장 자랑스럽다고 한다.

실력이 알려져 2020년 3월에는 부산시파크골프협회 교육위원이 됐고 간사 자리를 맡았다. 지난 3월까지 4년 동안 매년 4~5차례씩 한 번에 100명 안팎의 초보자를 가르쳤다. 그는 파크골프의 경우 다른 종목보다 사전 교육이 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사전 교육을 꼭 받아야 한다. 일반골프와 달리 파크골프는 좁은 공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부상 우려가 높다. 교육을 받아야 규칙도 익히고 안전도 챙기고 실력도 높일 수 있다. 교육받은 사람과 안 받은 사람 사이에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이 처음 교육을 할 때에는 매회 40~50명이던 수강생이 지금은 매회 100명 이상이 될 정도로 파크골프 인구는 급증했다. 그는 “부산에는 파크골프장이 부족해 초보자를 교육하기도 쉽지 않다. 파크골프 인구 증가에 발맞춰 전문교육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교육 기회도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숙희 전 교육위원이 파크골프 입문자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남태우 기자 김숙희 전 교육위원이 파크골프 입문자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남태우 기자

김 위원은 파크골프를 치면서 노령층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파크골프 1라운드를 돌면 대개 6000~7000걸음 정도를 걷게 되는데 농약을 치지 않은 친환경 잔디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이만큼 걷는 게 정말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그는 “수강생들이 오랫동안 시달려온 오십견에서 해방됐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보행 장애 때문에 보행에 애를 먹던 한 수강생은 장애가 사라졌다며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남을 가르치다 보니 정작 자신은 구장에 나갈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 지난 4년간 교육시간 외에 파크골프채를 잡을 기회조차 찾기 어려웠다. 올해 초 교육위원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야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김 위원은 “지금은 일반 골프보다는 파크골프에 집중한다. 전국대회에서 1등을 하는 게 꿈이다. 오는 27일 경주에서 열리는 산내피닉스대회 예선을 통과한 뒤 10월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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