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의 애환 서린 자갈치시장, 깔끔하게 거듭난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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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변공간에 통일 기원탑 추진
아픈 역사 담은 노래비도 건립
도로 점유하던 불법 노점 정리
'자갈치아지매시장' 6월 영업
도로 폭 넓어져 보행 환경 개선

이달 초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인근 친수공간에서 자갈치 아지매 노래비 제막식이 열렸다. 부산 중구청 제공 이달 초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인근 친수공간에서 자갈치 아지매 노래비 제막식이 열렸다. 부산 중구청 제공
27일 완공된 자갈치아지매시장(빨간색 테두리). 부산시 제공 27일 완공된 자갈치아지매시장(빨간색 테두리). 부산시 제공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애환이 서린 영도대교와 자갈치시장 일대가 ‘피란 수도 부산’의 역사성을 입고 명소로 거듭난다. 자갈치시장에서는 불법 노점들도 정리되면서 상권과 관광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27일 중구청에 따르면 부산 중구 남포동 영도대교 진입로와 롯데백화점 광복점 주차장 사이 수변공간에 통일 기원탑이 건립된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중구청은 오는 8월까지 부산시 교부금 4억 원을 들여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조형물의 높이와 형태 등을 디자인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통일 기원탑 건립 추진은 재부이북5도위원회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중구청은 탑이 들어서는 일대를 이북5도민 등 실향민과 실향민 자녀들이 만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눌 수 있고,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긴 역사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조형물이 들어서는 영도대교 인근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온 많은 피란민이 가족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던 장소로 알려졌다.

영도대교 인근 자갈치시장 일대에도 ‘피란 수도 부산’의 역사성을 더 입힌다. 지난 7일 중구청은 자갈치시장 뒤편 친수공간에서 제막식을 열고 자갈치 아지매 노래비를 건립했다. 자갈치 아지매는 이산가족의 정서가 담긴 대표적인 노래다. 가사에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온 화자가 영도대교, 국제시장 등에서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다닌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래비는 기존에 있던 자갈치 아지매 동상 앞에 들어선다. 이와 함께 자갈치 아지매를 부른 트로트 가수 이혜리 씨가 중구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중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통일 염원 조형물은 높고 권위적인 인상의 형태가 아니라 영도대교와 자갈치시장 일대의 역사성과 조화 등을 고려해 디자인이 될 것”이라며 “피란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자갈치시장 인근에 ‘피란 수도 부산’을 스토리텔링하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법으로 도로를 점유하던 자갈치 노점들이 정리되면서 자갈치 일대 관광 활성화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자갈치 일대 거리를 불법으로 점유하던 노점 상인들이 입점하게 될 ‘자갈치아지매시장’ 건물을 준공했다고 27일 밝혔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1, 2단계로 나뉘어 3층짜리 건물 2개 동을 지었다. 시장은 점포 배치를 확정하는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영업을 시작한다.

건물 1·2층 공간 220곳을 기존 노점 상인들이 임대해 사용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추첨 신청서를 낸 노점 상인을 대상으로 다음 달 16일부터 3일간 점포 배치 추첨을 진행한다. 5월 말 각 점포 입점자들에게 공유재산 사용 허가를 완료하고, 6월 말까지 개별 점포 인테리어 등 입점 준비를 끝낼 계획이다.

자갈치아지매시장 준공으로 노점들이 불법 점유했던 자갈치시장 일대의 도로도 넓어진다. 노점상들이 들어서 있던 시장 앞 도로는 폭이 10m에서 20m로 넓어지면서, 자갈치 일대 보행 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다. 자갈치아지매시장 운영을 맡는 부산시설공단 자갈치아지매시장과 인접한 ‘자갈치현대화시장’을 통합 운영하기 위해 지난 1월 조직을 개편하고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자갈치아지매시장의 본격 운영으로 부산의 상징인 자갈치시장 일원의 환경을 개선하고, 도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게 됐다”며 “자갈치 지역 상권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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